불법체류자 신고 잘 하시는 님들.

글쓴이: Soskfk  |  등록일: 12.01.2014 16:44:16  |  조회수: 5310
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학교 선생질을 하고 살아가는 40대 후반의 평범한 사람입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영어 선생을 1년 정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알게된 선생님 한 분이 미국에 2년 전에 오셨습니다. 미국에서 학교 졸업하고, 한국에 저와 같은 케이스로 가셨다가 결혼하고 눌러 앉은 케이스 였죠.
미국에 노모 한 분이 홀로 계시는데, 심장이 안 좋으셔서 한번 쓰러지셨다가, 거동이 불편해 지셔서, 그 선생님이 재작년에 어머님 병간호차 들어와서 계셨습니다.
한국으로 모셔가려고 했으나, 심장과 혈압이 안 좋으셔서 장거리 비행이 무리라는 판정을 받아서 가지도 못했지요.
무비자로 들어와서 하루에 4시간 정도 파트타임으로 식당에서 일을 하시고, 어머님 병간호를 하셨습니다.
그 좋아하던 술도 끊고, 정말 옆에서 가끔 보기에도 정성껏 어머니를 모셨습니다.
오래 사시지 못할 걸 알기에 더욱 그랬을 겁니다.
그 어머님은 지난 달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식당에 드나들던 한 손님이 이민국에 신고하셔서 어머니 임종을 못보고 한국으로 추방을 당했습니다.
평소에 자신이 불체자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고, 그게 결국 화근이 되었지요.
법 준수 하는거, 중요하지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법은 힘 있는 자가 지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기도 합니다.
불법체류로 들어온 많은 한인들, 그들이 LAdude 님이 말하는 것처럼 다 쓰레기이고, 강도범에 강간범인가요? 그들이 없어지면, 과연 이 미국은 더 살기 좋아질까요?
그런 stereotype을 가질만큼 우리는 아직도 저급한가요?
제가 한국 사람으로서 가장 불편할 때는 불체자가 많아서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사람이어서도 아닙니다.
'짱게' '깜둥이' '깐두' 등의 다른 국가 사람들이나 인종을 저급하게 칭하는 한국말을 들을때 입니다. 학교에서 간혹 한국 부모님들이 자식에게 그런 단어들을 쓰고, 같이 놀지 말라고 하시는 분들을 볼때는 정말 소름이 끼칩니다. (물론 많지는 않습니다)
한국 사람들 밖에 못 알아듣는 말인데도, 혹시 누가 들었을까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전 비겁한 사람인지라, 얼굴과 신분을 내놓고 앞에 나가서 이런 얘기들을 떠들지는 못합니다.
불체자들이 불법체류 이외의 범죄를 저지를 때는 단호히 대처해야 겠지만, 그들은 약자입니다.
적어도 이 미국에서는요.
약자를 포용해주지는 못해도, 밥그릇을 깰 필요가 과연 있는 것 인지요?
경제적으로 봐도 미국이라는 나라에 불체자들이 없으면, 과연 어떻게 될지는 각종 자료를 인용하지 않아도 평소에 티브이에서 많이들 보고 들으셨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저러한 이유를 떠나서, 같은 민족이고, 다들 남의 나라에 와서 고생하며 사는 사람들 아닙니까?
전 동부의 시골 출신인데, 어릴때 한국 분들을 보면, 집으로 초대해서 같이 식사도 하고, 좋지못한 거실이나마 주무시고 가실것을 권하고 그렇게 어울리고는 한 기억이 있습니다.
누구도 그들의 체류 신분이 무엇인지는 관심 갖지 않았고, 그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같은 민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제 자식에게 늘 말합니다. 넌 미국 국민일지언정, 한국 사람이라고.
불체자의 무조건 적인 신고, 과연 그것이 최선입니까?
감히 묻고 싶습니다. 누구를 위한 신고냐고, 그렇게 준법 준법 외치는 분은 법을 어긴 적이 없느냐고. 어머님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그 분의 한은...
그럼에도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저는 끝까지 비겁자일 뿐이라는 자책감을 안고 또 맥주 한병을 땁니다.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댓글
  • JerseyBoy  12.01.2014 17:15:00  

    "보니 생각보다 사기꾼 불법체류자들이 많군요." - 개인 편견 또는 선입견으로 그러지말고 이 말을 뒷바침할수 있는 통계를 올려보세요.

    "저는 법을 어긴적이 없습니다. ". -- 나는 직접은 모르지만 여기 자주오시던분에 의하면 소방수와 싸워서 범죄기록이 있는것으로 아는데.

  • Soskfk  12.02.2014 10:07:00  

    수정합니다. 식당 손님이 신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건 아니지만.

  • Soskfk  12.02.2014 10:15:00  

    소방수와 싸운 범죄기록이요? 제가요?
    어이가 없군요. 그런 기록 있으면 선생 못합니다.
    저 여기 가입한지 일주일 안되었습니다.
    전에는 와서 글만 읽고 갔지요.
    법 철저히 잘 지키고 신고 열심히 하십시오.
    비꼬는거 절대 아닙니다. 누구나 자기 신념과 가치관으로 살아야죠.
    법을 잘 지키는건 분명히 권장할 만한 일이구요.
    다만,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해서 남을 이리도 쉽게 매도 하실 수 있는 분의
    도덕관념이 준법 정신으로 연결이 가능한가는 의심이 솔직히 됩니다.
    별개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요.
    북한을 폭격하자는 법안이 통과되어도 법을 잘 지키자고 하시겠죠,
    우리의 동포라는 사람이 몇 십만이 죽어가도...
    네 부디, 정말 진심으로 여러분들이 여러분이 말하는 반만큼이라도
    떳떳한 사람들 이기를 바랍니다.

  • JerseyBoy  12.02.2014 10:54:00  

    No, not you, LAdude  말에요. 그분 이쓴글 " " 했지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