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포기 아닌 핵보유 인정받기 위해 美와 협상 의심 커져"

글쓴이: 갓블레쓔  |  등록일: 07.31.2018 15:13:46  |  조회수: 81
31일 공개된 북한 평양 외곽 산음동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현장은 김정은이 올해 내내 한반도 대화 모드를 조성하면서도 동시에 워싱턴, 뉴욕 등 미국 동부를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고도화에 나서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달 12일자 영문판 사설을 통해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대신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정책 노선으로 채택한 이후 처음으로 ‘핵 무력 건설(building of nuclear force)’을 언급한 게 우연이 아님을 드러낸 것이다.

비핵화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그것 봐라” 하면서 재차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도 ICBM 개발 현장을 통해 비핵화 로드맵이 더 길고 험난할 수밖에 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면서 북-미 간 수 싸움은 한동안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이날 공개된 40여 장의 위성사진에는 ICBM 이동에 사용되는 빨간색 트레일러 등 미사일 공장의 가동 정황들이 담겨 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국장은 “컨테이너 화물차들이 매일 산음동 기지를 드나드는 것은 미사일 제조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북한은 핵 포기가 아닌 핵 인정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화성-15형 발사 등을 통해 엔진 기술은 확보했지만 유도체계(guidance system) 같은 다른 고도 기술 분야에서 추가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ICBM 외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성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25일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SLB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정보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北-美 서로를 압박하는 협상 카드

미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ICBM은 미국으로선 간과할 수 없는 위협이다. 산음동에서 개발된 화성-15형만 해도 사거리가 1만3000km로 미국 동부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의 핵 위협은 없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무색할 지경이다.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북한이 실험은 중단했지만 미사일 개발은 계속해 온 것”이라며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폐기 대가로 보상받을 수 있는 핵무기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놓고 협상 레버리지로 쓰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은은 ‘완전한 비핵화’가 언급된 남북,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이를 직접 언급하거나 핵개발 중단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한 번도 없다.

미국은 각종 감시·정찰 자산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분열성 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 또한 미국이 각종 정찰자산을 활용해 이런 움직임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ICBM 개발을 진행하며 ‘볼 테면 보라’는 식으로 이를 사실상 노출시킨 것은 ‘협상이 틀어지면 언제라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의 움직임을 읽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놓고 각자 상대방을 압박하는 협상 카드로 쓰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비핵화에 미온적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강조해 다양한 옵션을 확보하려는 게 미국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달 말까지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등의 카드를 쓸 수 있도록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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