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이 생전 보물처럼 아꼈던 어머니의 손편지에는

글쓴이: 갓블레쓔  |  등록일: 07.27.2018 16:18:45  |  조회수: 208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엄수됐다. 제단에는 그가 보물처럼 아꼈던 어머니의 손편지와 그에 대한 기사를 모은 스크랩북이 노 의원 영정과 함께 놓였다.
노 의원의 어머니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유학 보낸 아들이 공부가 아니라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다음 날부터 “노동운동을 하려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알아야 한다”며 신문에 실리는 노동계 뉴스를 스크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손편지는 노 의원이 1989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활동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뒤 수감 생활을 할 때 어머니가 보내온 것이다.

이날 공개된 어머니의 편지에는 맏아들과 며느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어머니는 “정말 진실하고 착실하고 예의 바르고 효심이 깊은 우리 집 맏이가 272번의 수인이라니. 정말 어머니의 기도가 부족함을 통탄한다”며 “1월 9일 저녁 들어선 너의 집은 전과 조금도 다름없이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고 화초도 파릇파릇 잘 자라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주인이 현관으로 들어올 것 같은 착각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하도 큰 애기(며느리)가 침착하고 말 한마디, 동작 하나하나 예의 바르고 애써 밝은 미소를 지으니 어머니는 눈물겹도록 고맙고 마음 아팠다. 늦은 나이에 시집와서 인제 1년 넘나드는데 이토록 심신의 모진 고생을 시키다니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고 땅에 통곡할 뿐이다. 주인 잊은 방의 인삼과 꿀, 비타민은 큰 애기 먹도록 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의원은 지난 2007년 발간된 ‘명사 28인이 어머니께 드리는 감사장 – 어머니’에서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당 못 할 무게감 때문에 감히 꺼내 읽지 못하는 글들이 있다. 1980년대 말 노동운동으로 감옥에 있는 동안 어머님이 보내주신 174통의 편지, 지난 20년 동안 아들과 함께하기 위해 신문 기사를 모은 스무 권의 스크랩이 바로 그것이다. 스크랩 첫 권 맨 앞에는 ‘왜 하필 이 길을…’이라고 써놓으셨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손편지와 스크랩북은 고인의 국회 사무실에 보관돼 있었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에서 어머니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 듯 보인다.
고인은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영면했다. 묘역에는 새 구두 하나 변변히 사 신은 적 없다는 노 의원을 위해 어느 조문객이 선물한 구두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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