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바로 선 세월호 .. 좌현에도 외부 충돌 흔적 없었다

글쓴이: 썰전  |  등록일: 05.10.2018 15:21:19  |  조회수: 225
“낮 12시 10분 세월호가 직립됐음을 선언합니다.”

10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작업을 수행한 현대삼호중공업의 유영호 전무가 직립 완료를 발표하자 노란색 점퍼를 갖춰 입은 이들이 안도하며 손뼉을 쳤다. 하루 이틀 전부터 경기 안산 등지에서 목포에 내려와 있던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다. 가족들은 오전 7시쯤부터 목포신항 북문 입구 주변에 모여들었다. 세월호 참사 4년여 만에 선체가 똑바로 세워진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세월호가 직립한 것은 참사가 난 2014년 4월 16일로부터 1485일 만이다. 진도 바다 아래에서 인양돼 목포신항에 거치된 지난해 4월 11일로부터는 394일 만이다.

이날 작업은 오전 9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날 선체 좌현과 바닥에 각 33개씩 모두 66개를 설치한 ‘L자’ 형태의 철제 빔을 40도까지 들어 올리는 예행연습이 순조롭게 진행된 터였다. 희생자 가족들은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기 약 30분 전부터 목포신항 바닥에 깔개를 놓고 자리를 잡았다. 이른 아침 찬 공기가 아직 남은 시점이다. 몇 시간 뒤면 세월호가 바로 선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좌현이 바닥에 닿게 누운 선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세월호는 0도가 아닌 8도가량 올려진 상태에서 직립 작업이 시작됐다. 선체와 연결된 1만t급 해상크레인이 떠 있는 수면이 만조 때여서 높아졌기 때문이다. 세월호는 오전 9시2분에 10도, 9시33분에 40도, 10시37분에 60도까지 세워졌다. 이어 90도를 거쳐 94.5도에서 직립 작업이 끝났다. 세월호가 좌현으로 누운 상태여서 이미 기울어진 4.5도를 추가해 완전한 직립 상태로 만든 것이다. 작업이 진행되면서 바닥에 붙어있던 좌현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자 가족들은 더욱 집중했다. 참사 4년여가 흐른 것을 보여주듯 심하게 녹이 슨 상태였다. 가족들은 시선을 선체에 고정한 채 직립 작업이 안전하게 끝나길 애타게 기다렸다.
세월호가 일어서면서 처참하게 부식된 선체 내외부에서 잇따라 파편이 떨어졌다. 흙먼지가 일기도 했다. 하지만 찌그러짐 등 외부 충격의 흔적은 육안상 확인되지 않았다. 김창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위원장도 직립 작업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외부 충격 때문에 함몰되거나 손상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 “선조위 측 전문가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정면이나 측면에서 충돌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키로 했다.

선조위 내부에서는 선박 복원성 불량이나 화물 과적, 조타 실수, 기기 고장 등이 원인이라는 내인설과 잠수함 등 외부 물체의 충돌이 원인이라는 외력설 등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선조위는 활동기한인 8월 6일까지 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일부 미수습자 가족들도 목포신항을 찾아 직립 작업을 지켜봤다. 일반인 탑승자인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을 찾지 못한 권오복(63)씨와 역시 미수습자인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57)씨 등이다. 아직 5명의 탑승객이 가족들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떠난 목포신항을 약 5개월 만에 찾은 권씨는 “동생과 조카를 찾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해양수산부 등은 6월 14일까지 안전시설 설치 및 진입로 시공 등 준비 작업을 마무리한 뒤 수색에 들어가 8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선체조사위원회와 계약을 맺고 176억원에 세월호 직립을 진행한 현대삼호중공업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공사에 들어간 실제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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