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기 바닥 찍어"`이태원 참사` 수사에 경찰 내부 무력감

글쓴이: 도야쥐  |  등록일: 11.14.2022 10:17:20  |  조회수: 207
이태원 참사(10·29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일선 경찰 책임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자 경찰 내부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현재까지 입건된 6명 중 경찰이 절반을 넘은 반면 재난·안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행안부) 수사는 여전히 법리검토 단계에 머물면서 성토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다.


◇"사고 예방은 경찰만 하나"…일선 경찰 불만 고조


14일 만난 서울의 한 파출소 소속 경위 A씨는 "일반적으로 재난이 발생하고 나면 행안부나 다른 정부 부처는 특정 직원이 책임질 일이 많지 않다"며 "경찰은 예방에 책임이 있는데 예방이라는 업무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하급자만을 수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와 같이 추상적이고 막연한 안전관리는 책임을 질 기관이 정해지지 않으니 경찰이 책임지게 된다"며 "현장 경찰관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예방은) 일선 경찰 한두 명이 대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도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찰청 소속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 올린 글을 통해 "주변 경찰 사기가 바닥을 찍는 중"이라며 "엄청난 회의감과 무기력함에 출근이 싫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8년 차 경찰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작성자는 게시글에서 "모든 상황과 문제를 결과론적으로 보면서 경찰에 책임을 지우는 것에 깊은 회의감이 든다"며 "예방 조치는 오직 경찰만이 할 수 있는 문제인가. 다른 기관들은 선제 조치할 수 있었던 것이 하나도 없었느냐"고 반문했다.



경찰 내부망 폴넷에도 "10만 인파가 몰릴 축제에 선제 조치를 못 한 잘못이 이태원 파출소에 있다고 책임 물을 것이 아니라 지휘부에 물어야 한다"며 "선제적 예방조치를 못 한 것은 국가이고 1차 책임은 용산구와 서울시"라는 글이 게시됐다.


핼러윈 안전사고를 예고한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용산경찰서 간부가 숨진 이후 경찰 내부는 더 침체된 분위기다.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책임을 지나치게 경찰 일선에 돌린 것은 사실"이라며 "같은 직원으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폴넷에도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은 언제나 경찰에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하고 비난을 온몸으로 받았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프다"는 추모의 글이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수본이 입건한 피의자는 류미진 서울경찰청 전 인사교육과장(총경)과 이임재 전 서울용산경찰서장,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해밀톤호텔 대표를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참사 보름이 지난 이날까지도 특수본은 이상민 행안부장관과 행안부를 수사할지 여부에 법리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구대, 파출소 소속 지역경찰 인력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실제 현장을 뛰는 경찰 수가 적다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지휘부 책임도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폴넷에서 한 경찰관은 "대민접점 부서의 실태를 드러내고 개선할 때"라며 "하루에도 수백 건의 신고가 들어오는데, 일선에선 그저 '쳐낸다'는 표현으로 하루하루 버틴다. 현실을 알리고 현장 중심으로 인원 증원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관은 "경찰인원 총 13만2000여명 중 지역경찰은 고작 4만9000여명"이라며 "경찰이 사무실에 앉아 탁상행정을 하는 행정 공무원도 아니고, 지역경찰은 인원이 부족해 아우성치는데 나 몰라라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신임을 더 채용하자는 뜻이 아니다. 인력 재배치를 말하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의 체질을 바꿀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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