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 - 재미있는 경제

글쓴이: 고치즈  |  등록일: 04.04.2022 10:24:57  |  조회수: 315
전쟁은 침략과 방어의 논리로 발발했지만 필연적으로 경제논리가 뒤따르게 됩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의도적이든 아니든 미국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알아봅니다.

먼저 잃은 것,

미국이 기축통화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증가된 것입니다. 아직은 막연한 위기감이지만 수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막강한 경제패권을 소유하고 천문학적 재정적자에도 국가부도를 거부하고 국가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미국이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통계를 보면 기축통화국의 위상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미국의 달러가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정책의 기본 화폐로 사용되는 비율이 20년쯤 전에 70% 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전세계의 70%쯤 되는 국가가 달러를 자국 외환보유의 통화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여기서 달러란 현금을 비롯한 각종 채권과 미국국채등 단시간에 현금화 할수 있는 모든 유동성을 포함합니다. 그만큼 미국의 달러는 막강한 지위를 가지고 있었고 전세계에서 중국은 가장 많은 양의 미국국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작년까지 60%로 떨어졌습니다. 20년간 10%포인트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일어난 전쟁에 대한 방어를 위해 경제제재를 선택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달러베이스 자산을 모두 동결시켰습니다. 세계 은행결제망에서도 퇴출시켰죠. 직접 교전을 피하고 제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미국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주는 선택입니다. 이런 조치는 세계각국의 잠재적 경제안보에 명확한 의문을 던지는 행위입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달러를 보유하는 게 생각보다 안전한 게 아닐 수 있다는 물음표를 제시한 겁니다.

원래 교전 당사국이 아닌 국가의 미국통화 보유고를 동결시키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아무리 기축통화국의 막강한 지위를 가졌지만 달러베이스 외환보유를 하고 있는 각국은 세계정세가 어찌 변할지 모르는 현대전에서 언제 자국의 달러자산이 동결될지 알 수 없는 건 매력적이지 않은 정책이죠. 독일은 벌써 미국 연준의 창고에 보관중인 금을 자국으로 반입해 보관하는 계획을 수립중입니다.

요즘 미국과 관계가 틀어진 중동의 산유국 사우디 아라비아와 연계된 원유결제를 시작으로 라시아와 중국이 반달러 국제결제망을 결성하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러시아의 엄청난 천연자원과 중국의 급진하는 기술력과 소비시장을 생각하면 생각없이 무시할 수만은 없는 움직임일 수 있습니다.

기축통화국의 지위가 10-20년내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미국이 기축통화를 교전당사국이 아닌 국가에 제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잦아지면 달러의 매력은 점점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달러를 외환보유의 기본통화로 사용하는 국가가 줄어들면 달러의 위상은 흔들리게 되며 엄청난 규모의 댐도 작은 구멍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잊으면 안됩니다.


얻은 것도 있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3위의 원유생산국입니다. 천연가스는 공급량에서 1위입니다. 에너지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엄청난 자원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커다란 소비당사집단인 유럽연합이 에너지 정책 전면 재정립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이 기축통화의 위기를 맞듯 러시아는 에너지 공급국으로서 위기를 맞는 겁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은 그동안 러시아의 공급에 대부분 의존해 왔는데 이번 전쟁으로 공급선을 미국이 빠르게 대체하는 중입니다. 가스관을 통해 공급하는 것보다 대서양을 배로 건너야 하고 미국은 대부분 셰일가스를 이용해 LNG를 생산하므로 비용이 좀더 들지만 안전하고 지속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정책입니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에너지 공급망을 완전히 새로 개편한다는 생각인 겁니다. 러시아의 가장 큰 수출부분을 제거함으로써 미중 갈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러시아를 무대에서 퇴출시키려는 거죠.

전쟁을 하면 전쟁당사국의 안녕과 인명피해가 제일 큰 걱정거리입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는 얽히고 설켜 어쩔 수 없이 경제논리도 뒤따르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투자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와 군사에도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거시경제는 재미있는 분야입니다. 더구나 투자에 뛰어든 여러분들은 꼭 관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주식에 투자하면 micro해지기 쉽습니다. 눈앞의 주가에만 집착하게 되는데 가끔은 먼 거리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거시를 오래 보면 어떤 섹터들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겠다는 그림이 그려질 겁니다. 섹터를 보고 종목군들로 그리고 개별 종목으로 투자의 방향을 narrow down  시키는 것도 투자의 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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