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로 이직 금지 조항'··· IT 리더가 알아야 할 6가지 팁

등록일: 10.09.2019 16:37:10  |  조회수: 1291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테크놀로지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기업들도 강력한 IT 리더십을 배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장에 목마른 CEO들은 CIO를 종용해 디지털 변혁을 이끌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비즈니스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는 CIO에게는 좋은 소식처럼 들린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IT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은 CIO를 전략적 자산으로 판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쟁업체에 취직할 경우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 온갖 조처들을 취하고 있다.

전직 IBM CIO였던 제프 스미스는 힘겨운 경험을 통해 이 사실을 배웠다. 그는 지난 5월 아마존 웹 서비스에서 일하기 위해 IBM을 사퇴했다. ‘빅 블루(Big Blue)’를 떠나 시장의 거물이라 할 수 있는 AWS로 옮겨 가면서, 스미스는 경쟁금지 합의(non-compete agreement)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IBM사로부터 제소를 당했다. 주식 상여금 명목으로 17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요구였다. 이 소송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미스의 사례는 회사를 떠날 때는 물론이고 애초에 경쟁금지 조항(Non-compete clause)를 협상하고 합의할 때에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함을 알려 준다.

CIO들에게 리스크 지우는 경쟁금지 조항
CIO닷컴에서 경영자 리크루터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업 내에서 기술이 갖는 가치가 커질수록 스미스의 사례와 같은 소송이 더 많아 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IT는 이제 더 이상 후선에 물러나 클라이언트 서버를 관리하고 ERP를 운용하기만 하는 그런 부서가 아니라고 리크루팅 업체 콘 페리(Korn Ferry)의 글로벌 매니징 디렉터 게리 맥나마라는 말했다. 기업 CIO들은 새롭게 수익을 창출해 줄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를 지원 또는 심지어 직접 제작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일부 CIO들은 이제 테크놀로지를 넘어서서 기업 전략의 핵심 직무까지 맡게 되면서 최고 회의에 동석하는 위치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때문에 기업들도 결코 순순히 CIO를 다른 기업으로 보내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 사례에서 IBM은 스미스가 회사의 핵심 중역들 중 한 명으로써 “IBM의 가장 중요한 제품 개발 계획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스미스가 IBM이 2018년 출시하려 했던 클라우드 기술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사례만 보더라도 기업들이 CIO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까지 감수할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맥나마라는 “테크놀로지 전략을 주도하는 인재의 가치가 높아졌다. CIO들이 비즈니스 관련 논의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아졌으며 이들은 이제 CEO, COO 등과 같은 회의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그에 따라 CIO의 고용 계약서 역시 더욱 정교하고 복잡해 졌으며 다른 기업의 중역들과 마찬가지로 대우받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CIO로서 스미스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다면 고용 계약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향후 이직을 하게 될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사람이 더 많겠지만, 정작 다른 기업에서 훨씬 더 좋은 조건의 포지션을 제안해 왔을 때 후회해서는 이미 늦을 것이다.

CIO 경쟁금지 합의 협상을 위한 여섯 가지 팁

1. 근로 계약서를 검토할 전문가를 고용하라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면접까지 완벽하게 해 낸 당신은 이제 근로계약서 작성을 앞두고 있다. 이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변호사를 고용해 현재 고용주와의 관계에서 작성한 근로 계약서, 그리고 향후 입사할 회사 고용주와의 근로 계약서를 쉼표, 마침표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것이 없는지 찾는 것이라고 아놀드 & 포터 케이 숄러 LLP(Arnold & Porter Kaye Scholer LLP)의 파트너 제프리 런던(Jeffrey London)은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보수 설계를 보조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이직 시점에서 계약서 상의 경쟁금지 조항을 가장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런던은 조언했다. “이직 직후는 당신의 발언권이 가장 강할 때이며 바로 그 때가 경쟁금지 조항에 대한 당신의 협상력이 가장 강해지는 시점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2. 소송에 대해 금전적으로 대비하라
현재 일하는 회사의 경쟁 업체로 이직하는 CIO는 소송에까지 직면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 경우 기존 회사와 맺은 근로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야 함은 물론이고 새로 이직할 회사에서 만일의 경우 당신이 소송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그에 따르는 비용을 지불해 줄 수 있는지도 물어봐야 한다고 런던은 말했다.

그는 “이 회사의 새로운 CIO로써 만일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될 경우 이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새로운 회사에서 해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3. 관련 법을 확인하라
경쟁금지 조항이 기업 소재지의 법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혹은 당신이 실제로 일하게 될 지역의 법에 어긋나지는 않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콘 페리 헤이 그룹 컨설턴시(Korn Ferry Hay Group consultancy)의 거버넌스 그룹 클라이언트 파트너 브라이언 토빈은 말했다. 혹시 주 법과 근로계약서 간에 간극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하면 이를 잘 활용해 법적 분쟁을 피하고 무사히 현재 회사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경쟁금지 조항이 삽입된 근로 계약서를 볼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 계약서가 어느 법의 적용을 받는가 이다. 실제 업무를 하고 있는 주 법의 적용을 받는지, 아니면 본사가 위치한 주의 법이 적용 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계약서에 적용되는 법은 나에게 유리한지, 아니면 현재 고용주에게 유리한지도 알아 보아야 한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 법은 경쟁금지 조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구글에서 페이스북으로, 매사추세츠에서 뉴욕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장한다.

4. 조항의 적용 범위를 구체화하라
경쟁금지 조항이 삽입된 경우 여기에는 대체로 현재 직장에서 퇴사한 후 최대 1년까지 취업할 수 없는 경쟁 업체들이 명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 밖의 기타 경쟁 업체’ 같은 사족을 은근 슬쩍 끼워 넣는 고용주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나치게 모호한 표현이며 반드시 협상을 통해 구체화해야 한다. 최대한 이 리스트를 구체적이고도 짧게 만들어 향후 재취업의 문을 가능한 한 넓게 열어 두어야 한다고 맥나마라는 말했다.

“이런 부분을 우습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협상 과정에서 자신을 대변하고 변호해 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혹여 새 직장에서 일이 잘 안 풀리는 경우 이 곳을 그만 두고 원하는 다른 직장을 찾아 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5. 적용 기한을 제한하라
요즘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 경쟁금지 조항의 적용 기한을 1년 이상으로까지 잡는 것은 지나치게 길다. 테크놀로지의 변화 속도를 생각하면 CIO에게 1년은 다른 이들보다 훨씬 많은 변화와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다. 기업들은 최대한 핵심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혹은 특정 고객층을 묶어 두기 위해 경쟁금지 조항의 적용 기한을 늘리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1년 이상을 쉬다 보면 정말 좋은 기회들을 다 놓쳐 버릴 수 있다. 경쟁금지 조항 협상 시 적용 기한 목표를 약 6개월로 잡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좋다.

6. 기왕에 발목 잡히게 된다면 돈으로 보상 받아라
기업들은 향후 법적 분쟁에서 사용하기 위해 경쟁금지 조항을 근로 계약서에 포함시킨다. 하지만 당신에게도 선택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퇴사 후 1년을 마냥 쉬게 될 수도 있는 리스크를 당신이 지게 된 만큼, 거기에 해당하는 액수를 연봉으로 환산해 요구할 수 있다.

“IBM이나 기타 기업들에서 뭔가를 당신에게 요구하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돈으로 환산 가능한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5,6, 또는 10 개의 기업에서 퇴사 후 1년의 기간을 이직이나 이동성에 제약을 받게 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그에 대한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다. 즉, 경쟁금지 조항에는 서명하겠지만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겠다는 것이다”라고 맥나마라는 말했다.

물론, CIO를 상대로 한 경쟁금지 조항 위반 소송이 아직까지 흔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IBM과 AWS처럼 서로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 간에 이러한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경영자 리크루팅 업체 에곤 젠더(Egon Zehnder)의 글로벌 CIO 관행 리더 크리스 패트릭은 말했다.

“특히 테크놀로지 업체에서 이러한 소송들이 더욱 잦아질 것이다. 또한 CIO, CTO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이를 지원하고, 이들이 최종 소비자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기업일수록 이런 소송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패트릭은 말했다.

그는 또 CIO가 떠나면서 그가 구축해 놓은 고객 관계를 잃게 되는 것도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우려하는 부분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AWS같은 경우 전직 CIO들을 고용하여 그들의 클라우드 제품에 대한 인맥을 현직 CIO들에게 전도하도록 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CIO들도 처음 겪는 문제들이다. 과거에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IO들은 이 문제를 아주 조심해야 한다”라고 패트릭은 말했다.

사실 법적 분쟁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피고와 원고 양측 모두 잃을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실제로 소송까지 가게 되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런던은 말했다. CIO들 역시 패소할 경우 직접 벌금과 소송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를 원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또한 기업의 경우도 만일 소송에서 질 경우 안 좋은 전례를 남겨 향후 다른 직원들이 경쟁금지 합의를 무시한 채 임의로 이직을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런던은 “기업에게 패소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 소송에서 진다는 것은 결국 떠나는 직원의 행동이 적법하다는 선례를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 C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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