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한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평균 임금은 4289만원(재벌닷컴)입니다. 미국이 한국보다 150%가량 높은 겁니다. 사물인터넷, 모바일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받는 돈이 사양산업이라 평가받는 어업(4345만원), 제지업(5007만원) 등 1~2차 산업 직종보다 적습니다. 또 많은 국내 IT엔지니어들은 근무환경과 여건이 열악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왜 한국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흙수저’란 이야기가 나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IT개발자 처우가 이렇게 다를까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에서 억대 연봉을 받은 한 전직 IT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물어봤더니 이렇게 답하더군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요. 페이스북, 링크드인, 유튜브가 다 그렇습니다. 연봉도 능력에 따라 받습니다. 간단한 홈페이지나 시스템구축(SI) 같은 일은 인도나 중국의 하도급업체에 맡겨버립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실리콘밸리처럼 IT기술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많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줄 수 있는 기업이 없어요. 고급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이 별로 없으니 똑똑한 IT개발자가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모토롤라와 퀄컴을 거쳐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기업 넷플릭스에서 일하는 전강훈 IT엔지니어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IT개발자는 마치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한국의 프로야구(KBO)와의 차이와 비슷해요. 실리콘밸리엔 애플, 구글 등 높은 세계 IT 시장을 주름잡는 IT기업이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거액을 주고 선수를 사들이는 것처럼 기업이 거액을 주고 엔지니어를 고용합니다. 돈을 들인만큼 뽑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IT개발자 연봉 높은 것은 비싼 물가도 작용
물론 미국의 IT개발자 연봉이 높은 데는 비싼 물가도 작용합니다. IT업체가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의 경우, 한 달 월세만 3000~4000달러에, 자녀가 있으면 월 3000달러씩 주고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높은 물가를 고려하면 고연봉도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 텍사스나 미주리처럼 물가가 싼 지역의 IT개발자들의 연봉은 6만~7만 달러 선이라 합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IT개발자로 취업하려면 객관적으로 ‘초고수’이란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고수라면 세계 어느 기업에서나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유능한 인재들을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도 대우 받을 수 있는 때가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