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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플래그십 GT 8시리즈

BMW는 높은 기술과 깊은 고민, 오랜 경험으로 최상의 럭셔리 GT를 만들었다. 이로써 8시리즈는 20년 만에 플래그십 쿠페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호사스럽다는 건 대개 시각이나 촉각처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의류, 액세서리 같은 패션 제화나 가구, 도자기 같은 수공예품에 소위 명품이라 부르는 브랜드가 많다. 물론 오디오나 가전, 자동차 같은 제품에도 럭셔리 브랜드가 존재한다. 이들은 대체로 기술과 소재, 디자인 등을 조화롭게 매만져 호화로움을 경험적으로 선사한다. 이 중 가장 복합적인 건 자동차다. 안팎의 디자인과 소재, 만듦새 같은 전통적인 가치는 물론 최첨단 기능과 주행감성, 오디오, 안전 등 기술적인 부분까지 모두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야 진정한 럭셔리카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단순히 비싸고 좋은 재료만 사용했다고 고급차가 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BMW가 20년 만에 부활시킨 8시리즈 쿠페는 진정한 럭셔리 GT다. 세련된 생김새와 고급스러운 실내, 유려한 반응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귀를 현혹하는 오디오 때문만이 아니다. 8시리즈를 진정 호화로운 GT로 완성하는 건 주행감이다. 풍부한 힘을 여유롭게 뿜어내는 파워트레인과 예리한 몸놀림, 안락한 승차감을 모두 가능케 하는 섀시가 8시리즈를 호화로운 플래그십 GT의 대관식으로 불러들였다.

럭셔리 GT의 완벽한 레시피

8시리즈는 숫자부터 예사롭지 않다. 숫자로 서열을 정리하는 BMW에서 기함인 7시리즈보다도 한 단계 높은 숫자를 부여받았다. 이로써 BMW는 20년 만에 플래그십 GT의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8시리즈는 사실상 6시리즈의 후속에서 비롯됐다. 5시리즈 GT를 6시리즈 GT로 옮기고, 6시리즈 쿠페와 컨버터블, 그란쿠페를 8시리즈로 올렸다. 하지만 이는 감쪽같은 ‘신분 세탁’이 아니다. 실력으로 이룬 ‘신분 상승’이다. 물론 크기나 엔진 구성 등으로만 비교하면 단순히 신분 세탁으로 폄하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제원표에 들어간 숫자로 판단하는 건 최고의 손맛을 가진 셰프의 요리를 재료 구성과 영양 정보로만 헤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같은 재료와 동일한 조리법이라도 누가 요리하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는 현격하다. 자동차 또한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BMW다. 브랜드 명예를 위해서라도 쉽사리 8이라는 이름을 허락했을 리 만무하다.
8시리즈 쿠페는 6시리즈와 근본부터 다르다. 이 매혹적인 쿠페의 골격은 CLAR 플랫폼으로 이뤄졌다. 6세대 7시리즈를 통해 처음 선보인 아키텍처로, 앞 엔진에 뒷바퀴 및 네바퀴굴림을 기본 배치로 하는 고급차 전용 플랫폼이다. OKL이라고도 부르는데 럭셔리 클래스를 의미하는 독일어 ‘오베르클라세(Oberklasse)’의 약어다. 애초부터 고급 모델의 강건하면서 유연한 기틀로 기획된 셈이다. CLAR 플랫폼의 핵심은 카본 코어(Carbon Core)다. 골격의 적재적소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최적화한 형태와 방법으로 보강한 기술이다. 물론 기본 뼈대 자체도 알루미늄과 초고장력강의 특성과 무게, 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일 적합한 위치에 가장 적절한 형태로 만들어 넣었다. 보강으로 들어간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알루미늄 및 초고장력강과 상호작용해 뒤틀림을 방지하고 차체를 더욱 견고하게 유지한다. 그러면서 이전 플랫폼보다 무게를 130kg 줄였다. 무게중심도 낮췄고, 앞뒤 무게 배분을 50:50으로 최적화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덕분에 더욱 재빠른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거기에 소음까지 줄였다.
엔진은 B58 계열의 직렬 6기통 3.0ℓ 트윈스크롤 싱글 터보 가솔린이다. 워즈오토가 매년 선정하는 10대 엔진에 세 번이나 뽑혔을 만큼 성능을 인정받았다. 500cc짜리 실린더를 사용해 만드는 모듈러 엔진 시리즈로 전 세대인 N55 계열 엔진에 비해 부스트압을 20% 높여 출력을 향상시켰다. 연료분사압도 200bar에서 350bar로 높여 가속성능과 반응성이 모두 나아졌다.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인 더블 바노스(Double-VANOS)와 가변 밸브 리프트 기술인 밸브트로닉(Valvetronic)이 모두 들어갔다. 둘 모두 엔진의 유효 압축비를 조절하는 기술로 효율 개선과 출력 증대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인티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시스템은 상황에 맞게 뒷바퀴를 최대 2.5도까지 조향한다. 평소에는 시속 72km까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조향하고,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시속 88km까지 동일한 패턴으로 조향이 이뤄진다. 이보다 빠른 속도에서는 안정감을 부여하면서 좀 더 민첩한 움직임을 선사할 수 있도록 스스로 조향각을 최적화한다. 너무 높은 속도에서 앞뒤 바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조향되면 추종성이 과도하게 높아져 마치 오버스티어가 나듯 노즈가 코너에 처박힐 수 있다.

최고 재료의 기분 좋은 앙상블

앞서 언급한 최고의 재료들은 이번에 처음 만난 840i 쿠페에 모두 녹아들었다. BMW의 100년 넘는 노하우가 깃든 레시피에 특유의 손맛이 스며드니 840i에서 기분 좋은 앙상블을 이뤘다. 이렇게 호화로운 주행감을 선사하는 GT가 또 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엔진은 갑작스러운 반응이 없다. 가속페달을 짓이기면 순간적으로 다운시프트를 하며 토크와 출력을 모두 쏟아낸다. 하지만 찰나의 여유를 두고 완만하게 분출시킨다. 그렇게 풍부한 힘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물론 가속에 지체가 있는 건 아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이 4.7초에 불과하다. 다만 운전자의 감성을 능란하게 조절하며 럭셔리 GT 특유의 풍요한 감각을 선사한다.

코너에서도 마법이 이어진다. 중형세단 수준인 4845mm의 길이와 2822mm의 휠베이스는 직선구간에서 기대 이상의 고속안정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코너에서는 불현듯 추종성이 향상되며 조향 반응이 예민해진다. 뒷바퀴를 조향하는 인티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이다. 깊고 좁은 코너에서도 뒤쪽이 따라 도는 느낌이 예민하게 느껴져 두툼한 운전대를 쥔 손에 긴장감이 영근다. 때로는 노즈의 반응이 너무 영민해 간담이 서늘할 때도 있지만, 날것 같은 움직임이 주는 짜릿함에 오감이 즐겁다.

기분 좋은 움직임의 기반에는 높은 강성과 낮은 무게중심을 선사하는 CLAR 플랫폼이 있다. 더불어 무게중심의 이동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좌우로 쏠리는 롤을 최대한 억제하는 서스펜션도 있다. 재미있는 건 에어 서스펜션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이렇게 편하고 안락할 수가 없다. 한데, 코너에서는 바닥을 끈덕지게 누르며 롤을 최대한 억제한다. 기본적으로 댐핑 스트로크를 짧게 가져가 롤의 허용 폭 자체를 줄였다. 대신 서스펜션을 말캉하게 세팅해 진동과 충격을 충분히 완충하도록 했다.

아울러 서스펜션은 매 순간 최적의 감쇠력으로 알아서 조정하는 적응형이다. 언제나 적절한 감쇠력으로 대응하는데 발군이다. 스트로크가 짧아 충격이 충분히 흡수되지 않으며 불쾌한 진동이 조금 남겨질 것 같은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덕분에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자세가 흐트러졌을 때 제어를 빠르게 회복하는 데에도 굉장히 유리하다. 리바운드 폭이 낮아 접지력을 금세 확보하기 때문이다. 고급 스포츠카와 호사스러운 GT의 성정이 840i 쿠페 하나에 촉촉이 스며들었다.

첨단 기술과 고급 소재의 조화

세심한 디테일 및 고급 소재가 주는 고급감과 높은 수준의 최신예 기능이 주는 첨단의 분위기가 840i 쿠페의 실내에 조화롭게 녹아들었다. 우선 크림색의 베르나스카 가죽 시트와 무광의 크롬 도금, 검정색 헤드라이너의 배치와 색감이 매우 세련됐다. 센터페시아의 수납함 커버 표면과 기어노브 주변에 들어간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도 스포티한 GT카의 분위기에 무척 잘 녹아든다. 840i 쿠페의 고급감을 드높이는 건 크리스털로 만든 기어 노브와 i드라이브 컨트롤러, 시동버튼이다. 마치 보석을 세공한 듯 음각으로 무늬를 냈다. 특히 기어노브 안에는 숫자 8을 레이저로 새겨 넣어 환상적이며 매혹적이다. i드라이브 컨트롤러의 베젤에는 오돌토돌한 양각 무늬를 넣어 우아함을 더했다.

최근 M 라인업에서 사용하는 디자인을 가져온 운전대는 경적을 울리는 부분까지 가죽으로 감싸 플래그십 쿠페의 권위를 한껏 드러냈다. 두툼한 림을 움켜쥐는 손맛도 뿌듯하다. 운전대 안으로 보이는 계기반은 완전한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이뤄졌다. 테마에 따라 구성을 선택할 수 있다. 지도나 차량 주변 정보로 화면을 가득 채울 수도 있다. 주변 정보는 그래픽으로 표출한다.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나 사람도 정확히 구별하고 그래픽으로 표현한다.

플로팅 타입으로 센터페시아 맨 위에 들어간 디스플레이는 10.25인치다. 아직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살짝 아쉽지만, 어느새 i드라이브 컨트롤러에 익숙해져 조작이 어렵진 않다. 더불어 크리스털 표면으로 터치를 인식해 글자 입력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

뒷좌석은 사람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2+2로 보면 된다. 방석 부분이 길쭉하게 뻗어 나온 건 짐을 놓기 편하도록 한 배려다. 사람이 타기 편하려면 방석은 이보다 짧은 게 낫다. 뒷시트는 50:50으로 접힌다. 럭셔리 쿠페로서는 신선한 배려다. 트렁크 용량도 420ℓ로 넓은 편이다. 멀리 여행을 떠나는 데 적합한 GT라는 장르에 잘 어울리는 구성이다.

화룡점정을 찍는 세련된 외모

BMW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는 “8시리즈는 BMW 디자인 언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팝업식 헤드라이트를 사용해 평소 0.29에 불과한 공기저항계수를 나타내고 B필러를 없애는 등의 파격을 선보인 원조 8시리즈를 계승하는 적자임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물론 신형 8시리즈는 그만큼 멋지고 수려하다. BMW의 미래 디자인을 알리는 새로운 얼굴이지만 낯선 기운도 전혀 없다.

신형 8시리즈는 사상 가장 얇은 눈매를 가졌다. 그러면서 당당하다. 그 안에 들어간 레이저 램프는 600m를 환하게 밝힌다. 또한 상황에 맞게 빛의 방향과 세기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최상의 시야를 제공한다.

점점 비대해지던 키드니 그릴은 8시리즈에 와서 황금비율을 찾은 모습이다. 얇아진 헤드램프와 조화롭게 높이를 낮추고 웅대한 럭셔리 GT에 걸맞은 적당한 너비를 갖췄다. 테두리를 감싼 크롬의 두께도 적절하다. 이 느낌적인 느낌에도 수학적인 황금 비율이 적용됐는지는 모르겠다. 최근 속속 선보이던 BMW 중 가장 멋지고 잘생겼다.

휠하우스 주변으로는 볼륨을 강조하며 근육질의 강력함을 표현한다. 마치 단거리 육상 선수의 우람한 근육 같다. 하지만 5m에 가까운 길이라 윈드실드에서 슬그머니 상승한 지붕라인은 유려하게 내리 뻗는 모습으로 빚어졌다. 덕분에 우람한 펜더는 옹골지고 탄탄해 보인다. 트렁크 리드는 바깥으로 길게 뻗어 마치 낮은 리어스포일러처럼 보인다.
그 아래로 얇은 리어램프가 양쪽에 길게 자리했다. 최신예 BMW에서 볼 수 있는 L자 형상으로 가늘면서 입체적인 구성이다. 리어램프는 꽤 높은 곳에 들어갔다. 하지만 바로 아래 번호판이 위치했고, 범퍼 양 끝에는 공기배출구가 자리했다. 밑으로는 커다란 배기구가 들어갔다. 뒷모습에는 어떠한 빈틈도 없이 다양한 요소로 가득 들어찼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플래그십 GT

20년 만에 정상으로 복귀한 BMW의 럭셔리 GT는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최대 50m까지 전진한 길을 그대로 거슬러 갈 수 있는 후진 보조 기능, 인텔리전트 개인 비서 기능 등 현시대에 맞는 독특하고 새로운 첨단 기능을 모두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쿠페를 무엇보다 차별화하는 건 고급스러운 주행감이다. 파워트레인 반응은 언제든 즉각적이며 풍부하고, 한없이 안락한 섀시는 언제든 날카롭게 태세를 전환한다. 하지만 그 모든 반응과 변화는 항상 자연스럽고 여유롭다. 그러면서 운전자에게 정말 호화로운 쿠페를 타고 있음을 자각하게 만든다.

좋은 소재로 휘감으면 보기 좋은 고급차를 만들 수 있다. 훌륭한 디자이너의 손길이 깃들어도 멋진 쿠페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주행 감성이 럭셔리한 GT를 만들어내는 건 호기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높은 기술과 깊은 고민, 오랜 경험이 수반된 고차원의 영역이다.

하지만 BMW는 그것을 840i 쿠페를 통해 해냈다. 이름에 M이 들어가는 모델과 성격적으로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아직 M8을 몰아보진 못했지만, 긴장감 넘치는 스포츠 쿠페로 다져졌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840i 쿠페의 고급스러운 감성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BMW 840i x드라이브 쿠페

레이아웃 앞 엔진, AWD, 4인승, 2도어 쿠페
엔진 직렬 6기통 3.0ℓ 터보, 340마력, 50.9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1830kg
휠베이스 2822m
길이×너비×높이 4845×1900×1340mm
0→시속 100km 가속 시간 4.7초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8.5, 11.1, 9.5km/ℓ
CO₂ 배출량 181g/km

<출처 : Daum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