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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디자인, 어떻게 생각하나요

국산차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각 모델의 특징을 나타내는 디자인도 진화하고 있다. 다만 진화가 아닌 퇴보가 보이기도 한다

보편타당한 자동차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 힘들지만, 그만큼 악평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화려함과 독특함으로 무장한 디자인의 차들은 많은 이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많은 시선이 머문 만큼, 그에 따른 악평을 많이 받기도 한다. 최근 국산 자동차 모델이 더 많아졌다. 그에 따라 소비자들의 시선을 받기 위해 디자인에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보편적으로 무난한 차는 거의 보이지 않고 어떻게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동차 디자인은 보는 눈에 따라 달라서 의견을 내기 힘들다. 내가 심판자가 될 수 없어서다. 그럼에도 얘기하는 것은 너와 내가 같은 생각임을 알 때 반가움이 있다. 나와 같은 생각으로 이 차를 봐달라는 게 아니다. 이 차들의 디자인에 대해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과거 현대 엑센트가 처음 나왔을 때 스티어링휠이 2 스포크 디자인이었다. 값싼 차는 빈약한 운전대를 달아야 했다. 당시 최고급 차인 그랜저는 4 스포크 운전대를 달고, 쏘나타는 3 스포크 정도가 적당하다. 그럴듯한 서열이었다. 물론 엑센트도 최고급형은 3 스포크 휠을 달아줄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경쟁사의 존재였다. 경쟁사가 작은 차에 4 스포크 운전대를 달고 고급형임을 내세우면, 내 식구 안의 서열은 잠시 접어야 한다. 집안 정리하고 서열을 만들다 경쟁사에 밀리면 안 된다. 제네시스를 고급스럽게 만들기 위해 현대자동차의 감성품질에 다운그레이드를 꾀한다면, 경쟁 차들이 틈새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요즘 기아 모닝은 작은 차가 너무 복잡하게 생겼다. 기아 레이 페이스리프트도 개선이 아닌 퇴보를 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구형보다 복잡한 치장이 마음에 차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쉐보레 스파크의 프런트 그릴은 뿔난 것 같은 곡선이 전혀 미국차 같지 않다. 문득 자동차 회사들이 경차를 팔고 싶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터 슈라이어의 업적은 눈부시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의 능력을 의심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그의 감독 아래 왜 모닝 같은 차가 나오는지 궁금하다. 소형차에 애착을 갖는 그의 취향 같지 않아서다. 기아 K9도 그저 그렇다. 제네시스에게 그룹의 최고 자리를 양보하기 위한 어글리 디자인인가? 궁금증을 더한다.

신형 쏘나타 디자인에 만족하는 편이다. 쏘나타의 위상이 그랜저만큼 높아 보인다. 문제는 그랜저가 너무 젊어져, 30대도 서슴없이 타는 차가 됐다. 쏘나타가 마음에 들어도, 한번 그랜저를 탔던 고객이 다시 쏘나타로 돌아오기는 힘들다. 그랜저 이미지가 젊어진 탓에, 쏘나타의 입지가 좁아졌다. 다음 그랜저는 좀 더 럭셔리한 차로 만들어야 할까? 그때 제네시스 눈치는 볼 필요가 없다.
 
4 기아 스팅어를 보면 어딘가 토요타 86을 보는 것 같다. 갖고 싶은 차가 분명한데, 디자인 때문에 망설인다. 두 차 모두 디테일에서 어색한 부분이 너무 많다. 좀 더 심플한 차가 됐으면 한다. 스팅어의 프런트 그릴은 테두리가 너무 복잡하다. 기아의 호랑이 코 그릴은 좀 더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쏘렌토나 카니발의 것처럼 단순하게 만들면 더 많은 소비자가 좋아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크롬을 넉넉히 쓴 차들이 괜찮아 보인다. 곧 나올 모하비 페이스리프트가 그렇고, 셀토스 역시 크롬이 넉넉하다. 크롬이 휘황찬란한 최근 일본의 건담 스타일 미니밴도 괜찮아 보인다. 그러고 보니 크롬이 넉넉한 건 중국차의 특징이다. 우리가 좀 더 솔직할 수 있다면, 번쩍이는 크롬을 잔뜩 붙이고, 휠베이스를 늘려 뒷자리 무릎공간을 크게 한 차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지 않을까? 우리의 취향이 중국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다.
 
페이스리프트된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가 마음에 들었다. 새로운 앞모습이 기존의 보디에 잘 녹아들었다. 나온 지 10년 된 스타렉스보다는 아직도 싱싱해서 어제 나온 차 같다. 최근에는 르노의 상용차가 스타렉스 앞모습 닮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그나저나 르노는 이제 구형이 된 마스터를 언제까지 팔 건가? 또 현대 쏠라티는 르노 마스터와 값 차이를 어떻게 할 건가? 흥미로운 관전거리다.

내 머릿속의 쌍용 코란도는 항상 군용 지프 이미지로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코란도 역시 그 이미지와 너무 멀다. 그저 티볼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밖에 안 보인다. 이번에도 코란도라는 이름(Korean Can Do)이 제 역할을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군용 지프는 소수지만 마니아 집단을 거느린다. 코란도라는 이름이 함부로 쓰이고 있다.
 
요즘은 소형 SUV가 인기다. 현대 베뉴, 기아 셀토스 등 새로운 SUV가 패밀리 룩을 고집하는 것 같지 않아 다행이다. 현대 팰리세이드부터 베뉴까지 라인업을 이룬 차들이 한 회사 제품이지만 다양한 개성을 대할 수 있어 반갑다. 이미지로 전통을 쌓는 데는 방해가 될지 모르지만, 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모델들이 저마다 다양한 디자인을 했으면 한다. 헤리티지를 잇고 브랜드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이유로 모든 차 앞모습을 비슷하게 만드는 벤츠와 BMW 등의 디자인이 마땅치 않아서다.

<출처 : MORTOR TR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