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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 더 마스터, SUV의 주인임을 증명하다. 왕의 귀환

모하비 더 마스터, SUV의 주인임을 증명하다. 왕의 귀환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변치 않는 외길을 걸어온 자동차가 있다. 미국의 드넓은 사막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기아 모하비. 이 모하비 사막(57,000㎢)이 얼마나 넓은지 잠깐 계산해 봤더니, 우리나라의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남북도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넓다. 드넓은 땅만큼 넓은 품으로 최고의 기술을 모아 만든 SUV의 최강자, 마스터 중의 마스터, 모하비 더 마스터를 만났다.

SUV의 대표주자
올해로 12년째다. 모하비가 네 바퀴를 굴리기 시작한 햇수 말이다. 2008년 1세대 모델을 출시했을 당시, 쏘렌토보다 큰 덩치에 V6 엔진이 기본으로 기아 SUV 라인업 중 가장 형님이었다. 8년이 지난 2016년 초에 대규모 부분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개선하더니, 이번에 2차 부분 변경을 거쳐 모하비 더 마스터로 이름까지 바꾸었다.

국내 자동차에서 SUV 세그먼트의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현대 팰리세이드가 그 선두에 섰으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BMW X7,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줄지어 국내외 신차들이 소개되고 있다. 국내 시판 계획이 없는 기아의 텔루라이드도 소비자의 요구가 빗발쳤다. 하지만 기아자동차는 어찌 보면 호응도가 극과 극을 달리는 11살 짜리 모하비를 크게 고쳐 출시를 단행했다. 아울러 풀체인지급의 변화임을 드러내기 위해 ‘마스터(Master)’라는 닉네임을 더했다.

품격의 완성(실내)
사실 모하비의 1차 부분변경은 외형상 큰 변화는 아니었다. 초창기 모하비는 단순하고 간결한 대신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었다. 반면 이번에 나온 모하비더 마스터는 각을 세우고 그릴 디자인을 과격하게 바꾸면서 조금 더 인상파 이미지를 안겨준다.
시승차인 모하비 3.0 디젤 마스터즈 4WD의 실내에는 새들 브라운 인테리어 트림으로 매우 고급스럽다. 센터패시아를 중심으로 양쪽 균형을 맞춘 디자인,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 날렵하게 디자인된 나무 재질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4개의 도어트림에는 은색 스피커 그릴이 포인트가 된다. 2열에 앉으니 퀼팅 나파가죽 시트가 너무나 편안하다. 뒷좌석에는 다양한 편의사양이 달렸다. 2열 시트 상단에 설치된 워크인 버튼을 누르면 등받이가 접혀 3열로 쉽게 들어갈수 있다. 3열의 착석감 또한 편안했다. 콘솔박스 뒷부분에 USB포트 2개는 물론 220V 전원 포트도 준비됐다. 히터나 전기밥솥처럼 소비전력이 큰 제품만 아니라면 야외에서 다양한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차량용 시트포켓에 추가된 그물망의 스마트폰 포켓이 눈에 띈다. 소비자 생활 패턴을 고려한 세심한 디자인이다.

나무색을 살린 오크 우드그레인 가니쉬 또한 새들 브라운 인테리어와 잘매치되며 실내를 돋보이게 한다. 대시보드에서부터 콘솔박스까지 색감과 미적 감각은 중후함과 남성성에 치우쳐 있다. 고객층을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인데, 그러면서도 예전에 비해 세련미는 한 차원 높아졌다. 수입차에 뒤지지 않을 만큼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함이 지나치지 않아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편의장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내비게이션은 무선 업데이트로 최신 지도 정보를 읽어 들여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등어떤 스마트폰 OS와도 호환된다. 계기판도 완전 디지털화되어 12.3인치의 풀 TFT LCD의 클러스터 화면이 다양한 정보를 시원시원하게 표시한다. 속도계와 RPM이 높아짐에 따라 써클 바깥쪽으로 불꽃 모양이 움직이는 것도 색다르다. 1세대 모하비와 비교하면 정말 큰 변화다.

외관, 육중하면서도 듬직한
전면에서 모하비 더 마스터를 바라보면 그 어떤 공격에도 끄떡없을 듯 잘다져진, 육중한 상남자를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다. 인상이 크게 바뀐 풀 LED 헤드램프와 버티컬 큐브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조화롭게 연결되며 전체적으로 통일성도 살렸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된 직사각형 램프에서도 질주를 향한 강한 자신감이 배어나온다. 마치 ‘정통 SUV의 타이틀은 오로지 나뿐’이라고 외치는 것 같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사실 올해 초 디자인이 공개되었다. 기아는 올해 3월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모하비 더 마스터피스’라는 이름의 컨셉트카를 선보여 많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 출시한 텔루라이드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겠다고 못박으면서 그 대안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멋진 외형의 방점을 찍는 것은 바로 20인치 스퍼터링 휠이었다. 스퍼터링 휠은 크롬을 활용하는 공법 중 하나로 금속 입자를 촘촘히 쌓듯이 붙여 제작하는 적층방식을 써서 보이는 반광 질감이 특징이다. 게다가 20인치 휠이 주는 무게감이 더욱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다. 모하비의 트렁크를 정면에서 마주보면, 리어윈도 바로 밑에 ‘M·O·H·A·V·E’ 여섯 글자가 운전자를 맞는다. 모하비 이름의 양쪽으로 날개를 펴듯 펼쳐진 세워진 직사각형을 모아 만든 리어램프 또한 모하비 더 마스터의 힘 있는 뒷마무리에 방점을 찍는다.

11년 전인 2008년 초에 출시된 1세대 모하비와 비교했을 때 길이는 50mm, 너비는 110mm가 커졌으며, 높이는 125mm가 낮아져 더욱 날렵해졌다. 유체의 압력을 이용해 성형하는 하이드로 포밍 기술로 만든 프레임 바디는 뛰어난 강성을 자랑한다. 프레임 보디는 랜드로버, 지프 등 정통 오프로드 메이커에서 고집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들조차도 모노코크로 바꾸는 추세. 하지만 모하비는 여전히 보디 온 프레임, 즉 프레임 바디를 사용했다. 높은 강성으로 노면 충격의 내구성이 크고, 프레임과 바디를 분리할 수 있어 정비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통 오프로더들이 모노코크로 옮겨가는 이유는 사실 무게를 덜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


비바람 뚫고 달리는 거침없는 남성성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몰아치는 강한 비바람에 시승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었다. 시승 코스 안내문을 보니 도심 → 고속도로 → 국도 → 목적지, 이렇게 편도 80여km의 구성이다. ‘그래도 SUV인데 산을 타거나 비포장도로를 달려봐야……’라는 생각을 하기에는 비바람이 너무 거셌다. 그 덕에 평범한 코스를 달리면서도 모하비 더 마스터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맛볼 수 있어 긍정적이었다.

3.6L 디젤 엔진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며 출력과 토크에도 변화가 없다. 최고출력 260마력에 최대토크 57.1kg· m,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의 경이로운 조합은 강한 비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믿음직하게 차체를 이끌었다. 운전하면서 가시거리는 채 100m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날씨가 안 좋았다. 기자는 최종 목적지인 경기 양주의 한 카페에서부터 네스트 호텔까지 역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물론 비포장 코스 없는, 잘 포장된 도로를 달릴 뿐이었지만 거센 풍파 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주었다.

안전 사양도 꼼꼼히 챙긴 SUV
시프트 게이트는 예전 스텝게이트 방식 대신 일반적인 일자형으로 바뀌었다. 기어노브 뒤쪽에 자리한 터레인 모드(험로 주행 모드) 다이얼을 돌리면 스노우/머드/샌드/스포츠/에코/컴포트 등 6가지 주행 모드 선택이 가능하다.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 혹은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린 상황에서도 최적화된 주행 모드가 제공된다.

주행보조장치도 다양하게 갖추었다.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등이 탑재되며,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터널을 지날 때면 열린 창문을 자동으로 닫고 공기를 청정하게 유지시키는 기능도 눈에 띈다.

모하비는 데뷔 때 승차감이나 소음 관련 이슈가 약간 있었지만 이번 모델에서는 디젤 사륜구동임에도 디젤이라고 느낄 수 없을 만큼 조용했고, 주행감은 묵직한 것이 오랜 세월 다듬어온 티가 났다. 거센 비바람에 시야 확보조차 제대로 안 되고, 물이 차고 아스팔트가 패인 곳 등 거친 주행 환경을 달리면서도 부드럽고 흔들림 없는 안정된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보여주었다. 11년의 세월이 모하비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 주었다.

<출처 : 자동차 생활 (CAR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