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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토록 당돌한 작은 존재, 기아 셀토스

인도 시장을 위해 만들었다가 전 세계로 타깃을 바꾼 기아 셀토스. 비록 크기는 작을 지 몰라도 자세히 둘러보면 알찬 곳이 너무 많다. 사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출시 전부터 콘셉트 모델만으로 이 정도의 기대를 모은 차가 있었나 싶다. 더군다나 누구나가 갖고 싶어하는 날렵한 디자인과 강한 엔진을 갖춘 스포츠카가 아니라 평범한 형태의 소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만큼 이제 국내에서 소형 SUV라는 장르 자체가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심지어 옆에서는 “당장 계약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 정도면 신차에 바칠 수 있는 대단한 찬사가 아닐까 한다.

셀토스. 빠르다는 의미의 ‘스피디(Speedy)’와 헤라클레스의 아들들 중 한 명인 ‘켈토스(Celtos)’를 조합해 탄생한 이름이다. 빠름과 용맹함이 공존한다기에 처음에는 ‘기껏해야 소형 SUV인데 허세가 너무 심하네’라고 생각했다가 제대로 한 방 먹었다.
사진을 통해서는 그 아름다움의 절반도 잘 전해지지 않는 디자인과 곳곳에 숨어있는 디테일, 넓게 확보한 실내 공간과 미려한 움직임은 소형 SUV의 그것이 아닌, 하나 아니 두 개 더 위의 차들을 노리는 것이었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넓은 공간

셀토스의 디자인은 스위스 아미 나이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흔히 ‘맥가이버 칼’이라고 알려진 것인데, 그만큼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만능 자동차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계승해야 하고 SUV다운 모습도 담아야 한다. 언뜻 보면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 같지만, 기아차 특유의 ‘타이거 노즈 그릴’을 품고 있는 다이내믹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혀를 내두르고 만다.

전면에서 추구하는 것은 ‘타이거 노즈 그릴’을 넘어서는 ‘타이거 페이스’. 버팔로의 뿔에서 영감을 받은 크롬 라인은 그릴을 넘어 헤드램프 상단까지도 감싼다. 자세히 보면 그릴에 다이아몬드 패턴을 넣어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 멀리서는 보이지 않으므로 가까이에서만 볼 수 있는 디테일이다. 그릴 상단에는 헤드램프와 함께 가는 띠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도 있는데, 밤에 보고 있으면 그 형태가 상당히 멋지다.

헤드램프 바로 아래 위치하는 사각형의 LED 방향지시등도 이채롭다. 본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순차적으로 켜지는 시퀀스 방식을 적용하려 했고 기술적인 문제도 모두 해결했지만, 까다로운 법규로 인해 적용하지 못했다고.
만약 실현되었다면 ‘밤에 더 아름다운 자동차’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LED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의 위치가 바뀌는데, LED 주간주행등은 그대로 유지되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차체의 크기를 고려하면 그릴도 헤드램프도 테일램프도 상당히 크다. 자세히 보면 이들이 전면과 후면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어쩔 수 없이 끊어져 보이는 측면에서는 캐릭터 라인이 두 개의 램프를 잇고 있다.
보닛이 차체에 비해 제법 길게 뻗어있는 데다가 루프의 높이가 낮아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느낌이 먼저 든다. 2열 끝부분에서 루프를 향해 올라가는 벨트 라인은 스포티함을 만드는 요소이며, 투톤 루프를 선택한다면 그 느낌이 배가된다.

직선으로 뻗은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하는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자세히 보면 실내에 플라스틱을 사용한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디자인의 힘이 상당히 큰 것 같다.
스티어링 등 손이 자주 닿는 부분에는 가죽 또는 우레탄 등을 사용한 것도 치밀함을 보여준다. 일부러 플라스틱의 각 부분을 손으로 쓸어봐도 거칠거나 손이 베일 것 같은 느낌은 전혀 없다.

10.25인치 터치스크린은 ‘심리스’ 설계를 통해 베젤을 최소화했는데, 그 덕분에 실제보다 화면이 훨씬 더 커 보인다. 버튼이든 화면이든 손을 약간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으므로 어떤 조작이든 쉽게 할 수 있다.
그 아래 있는 에어컨 조작 스위치와 디스플레이도 매끄럽게 다듬어져 있어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강하게 살아난다. 밤이 되면 조수석과 1열 도어 하단의 스피커에서 ‘앰비언트 라이트’가 살아나는데, 쏘울과 마찬가지로 음악에 따라 반응한다.
차체는 작지만 실내는 정말 넓고 시트도 편안하다. SUV이기 때문에 운전석은 엉덩이 포지션이 약간 높은 편인데, 보닛이 잘 보이는데다가 사각지대가 거의 없어 운전하기에 훨씬 편하고 헤드룸도 확보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2열 시트로, 레그룸도 넉넉하게 확보되어 있는데다가 등받이를 약간 눕힐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서도 편안함을 보장하며 앉아 있으면 절로 잠이 올 정도다. 트렁크도 넉넉하며 적어도 ‘아이 때문에 차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겠다.

편안함과 조용함은 곧 만족
셀토스의 파워트레인은 두 가지, 가솔린과 디젤 엔진이다. 그 중에서 이번에 시승한 것은 최고출력 177ps, 최대토크 27.0kg·m를 발휘하는 가솔린 엔진. 7단 DCT와 사륜구동 시스템은 현대 코나를 통해 익숙한 것이다.
예전에는 DCT의 특성상 발진 시 주춤거리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을 거의 느낄 수 없다. 터보차저를 사용하지만 짜릿한 주행 감각을 위해서가 아니라 넉넉함 속에서 여유를 찾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에 자극적인 엔진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일상적인 주행 환경 속에서는 상당히 조용하다. 낮은 엔진음과 차음이 잘 되어 있는 차체 덕분이다. 오히려 에어컨 가동음과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려올 정도다.
주행 모드를 선택하는 다이얼이 따로 있긴 하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일반 주행 중에도 짜릿함을 원한다면, 변속기를 수동 모드로 놓고 주행하면 대부분의 영역에서 질주에 대한 갈증이 해결된다. 조용하던 엔진은 3000rpm이 넘는 순간부터 조금 더 앙칼진 소리를 내고 기민하게 반응한다. 터보 래그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젊은 운전자들이 주행 중 답답함을 느낄 일은 없을 것 같다.

그 와중에 느껴지는 것은 고속에서의 안정감 그리고 조용함이다. 특히 서스펜션의 조율 면에 있어서는 ‘지능적으로 다듬었다’고 말해야겠다.
승차감은 절대적으로 고려하면서도 노면 정보를 가감없이 전달하며 하중을 이동시키는 재미까지 갖춘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그 대상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SUV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셀토스는 그것을 해내고 있다. 이 정도라면 어디를 달리든, 어느 좌석에 앉아있든 간에 불안감은 전혀 없을 것이다.

기아차의 ADAS는 세계적인 수준인데, 셀토스에서도 이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앞 차와의 거리는 물론 주행 속도까지 알아서 조정하는 것을 느끼다 보면,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를 쉽게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자율주행의 시대가 오지는 않았지만, 근시일 내에 적어도 고속도로에서는 자율주행이 실현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을 준다. 후진 중에도 주변을 감지해 위험 요소가 있으면 곧바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데, 모든 운전자들에게 유용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셀토스를 탑승하면서 느낀 것은 ‘하극상’ 이었다. 셀토스는 단순히 소형 SUV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상위 등급, 그러니까 스포티지의 자리까지도 충분히 넘볼 수 있는 매력이 넘치는 모델이다. 그리고 이 정도라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기아차의 수출 효자 자리는 스포티지가 아니라 셀토스가 맡게 될지도 모르겠다.
<출처 : Daum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