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자동차 브랜드들의 미국 시장 전략이 양쪽으로 나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국적 시장조사기관인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 시장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비율은 전체 대비 각각 3%, 1%에 불과했지만 전기차 물결에 들어가는 돈은 적지 않다. 미 컨설팅 업체 알릭스 파트너스에 의하면 세계 자동차 기업들은 2023년까지 200종이상의 새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에 약 2250억달러(약 274조원·하이브리드 제외)를 쏟아 부을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향후 전략에서 가솔린과 디젤같은 내연기관 자동차, 전기차,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합한 하이브리드를 놓고 어떻게 경쟁할 지는 천차만별이다. WSJ는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연기관 자동차 제작 원가를 기준으로 대당 2000달러가 더 들어가고, 전기차를 만들려면 6000~1만달러를 더 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GM과 폭스바겐은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전기차에 집중할 계획이다. 두 기업 모두 점차 환경 기준이 엄격해지는 유럽과 중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두 기업은 해당 지역에서 기왕에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전기차에 집중해 규모의 경제를 만든 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GM은 앞으로 4년 안에 쉐보레와 캐딜락 등 여러 하위 브랜드들을 통해 20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미국 시장에 2020년과 2022년에 각각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 미니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마크 로이스 GM 사장은 WSJ와 인터뷰에서 "만약 투자할 1달러가 있다면 하이브리드에 써야 할까? 아니면 모두가 알고 있는 답(전기차)에 투자해 남들보다 앞서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달 미 대형 차량부품업체인 콘티넨탈은 예상보다 수요가 빨리 줄었다며 전통적인 엔진 부품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물론 반론도 있다. 아직까지 많은 소비자들이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는 상황에서 전기차가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과거 '프리우스' 모델로 미국 내 하이브리드 대중화에 앞장섰던 도요타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고려하고 있지만 일단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보다 다양하게 만들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SUV를 개발 중인 도요타는 미국 매출의 15%를 하이브리드로 채우는 것이 목표다. 포드 역시 '익스플로러'나 'F-150'같은 인기 제품을 하이브리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드에서 파워트레인 기술 분야를 관할하는 데이비드 필리페 부회장은 WSJ를 통해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전기차를 사야만 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하이브리드 제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비록 각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모두 원가로 따지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마진율이 떨어진다. 모간스탠리의 애덤 요나스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투자가 회사의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제는 기업들이 (어느 방향이든) 길을 정하고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 Daum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