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명의 재즈와 마음 이야기

칼럼니스트: 김재명

Jazz, K-POP, Classic, CCM 등 여러 장르음악의
작곡과 편곡, 프로듀싱을 하고 있는 뮤지션
현 JM Company 대표

Email: lydianish@naver.com

 
Lotus Blossom: 연꽃---------------- 재즈칼럼4
07/08/2014 10:34 am
 글쓴이 : Panda
조회 : 5,739  
   http://blog.naver.com/lydianish [281]



Lotus Blossom: 연꽃
 

소리가 들립니다.
봄을 기다리는 겨울의 끝자락과 그 소리의 시작은 많이 닮았습니다.

지나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머금고, 마치 이 소리 이전에도 소리가 계속 되었던 것처럼,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드디어 또 하나의 봄이 찾아왔고, 눈 부신 봄 햇살에 마음은 파르르 설렙니다.
무시무시한 놀이 기구에서 떨어질 때 처럼 가슴이 울렁거리더니, 이내 첫사랑을 마음 속에 접어야 했던 그 날처럼 마음이 아립니다.

또 하나의 봄은 다시 시작됐고, 온 마음을 다해 오래된 그 상처들과 화해해 보려 합니다.

하지만 집요한 여름 햇살같은 고통이 끝없이 쫒아옵니다.
뼈 속 깊은 곳까지 어둠이 드리워질 즈음, 거친 벌판에 홀로 내동댕이 쳐집니다.
고독이 스멀스멀 올라오는가 싶더니, 그 거친 벌판에 비바람까지 쳐댑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그 벌판에서 온 몸으로 비바람을 받아냅니다.
점점 더 거칠어지던 비바람은 이내 거나한 한풀이 춤판을 벌입니다. 나그네는 온몸 구석구석, 마음 한 올  한 올 지치고 지쳐서 꺼억꺼억 울어 버렸습니다.

한 동안 그렇게 있었습니다.

어느새 거친 비바람은 거짓말처럼 사그라졌고, 입고 있던 옷이 무겁습니다.
그래야 겠습니다.

훌훌 벗어던지고 맨발로 뛰어나가야 하겠습니다.

비바람이 멎은 그 곳엔 파릇한 새싹이 돋아있었습니다.
나그네는 맨발로 걷고 또 걷습니다. 그는 비로서 지나온 그 길을 고개 돌려 돌아봅니다.

알아 버렸습니다.

그 것은 꿈과도 같고 아지랭이와도 같은, 다름아닌 그의 인생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다시금 또 하나의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인생을 애잔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관조한 이 명곡은 빌리 스트레이호른 (Billy Strayhorn) 이라는 재즈 작곡가의 'Lotus Blossom' (연꽃) 이라는 작품입니다.
 
빌리 스트레이호른 (Billy Strayhorn) 은 그의 재능과 역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작곡가였습니다.

그는 그림자였습니다. 듀크 엘링턴(Duke Elington)이라는 재즈 거장의 그림자였습니다.
 
듀크 엘링턴은 빅 밴드의 창시자 중 하나이자, 미국 재즈사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인물이었고, 그와 그의 빅 밴드는20 세기 전반, 재즈의 대중적 인기를 이끌며 그 무대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빌리 스트레이호른 (Billy Strayhorn) 역시 듀크 엘링턴과 함께였고, 듀크 엘링턴과 그 밴드를 위해서 많은 작곡과 편곡을 했습니다. 이른 나이에 식도암에 걸려 세상을 뜨기 전까지, 그는 늘 듀크 엘링턴의 곁을 지키며30 년 넘게 함께 합니다.
 
그는 그림자 역활을 충실히 했습니다.
 

연꽃은 진흙에서 피는 꽃으로 유명합니다. 여러해살이풀인 연꽃은 때 늦은 7월에 진흙 속에서 피어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빌리 스트레이호른 (Billy Strayhorn) 과 연꼿은 닮았습니다.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던 그가 누군가의 그림자로써 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겁니다. 마치 진흙 속에 씨를 뿌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야하는 연꽃이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그는 이 곡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한 편의 꿈 같은 인생의 허무함에 대해서.
그래서 너무 애잔하고 아름다운 인생에 대해서.
 
빌리 스트레이호른 (Billy Strayhorn) 이 이 곡을 쓴 것은 우연일까요?
 
그림자인 그만이 쓸 수 있었던 곡, 그리고 진흙만이 틔울 수 있는 꽃,
그가 이 곡을 쓴 것은 필연이었습니다.
 
이제쯤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군요.
삶이 슬프고 괴로웠던 것이 '그림자' 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림자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말입니다.
 
이제 7월입니다. 연꽃이 흐드러지게 필 겁니다.
빛 보다 찬란한 그림자의 삶,
기꺼이 살아보시지는 않으시겠습니까?
 
 
JM
 

Lotus Blossom



//모든 칼럼의 저작권은 칼럼니스트 김재명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번호 제   목 날짜 조회
공지 나의 첫번째 책............................... '하루도 같지 않다' 01/08/2019 7285
공지 재마칼럼에 관해. 09/11/2017 11413
244 같이 들어요!- 167//feeling good// 05/01/2019 1994
243 마음으로 보다.......그 누구도 그 어떤 이유로도 03/18/2019 2004
242 같이 들어요!- 166//The First Circle// 03/12/2019 1576
241 마음으로 보다______봄이 와 있었다 03/08/2019 1528
240 마음으로 보다_____해어짐의 모습 02/23/2019 1729
239 마음으로 보다.......화에게 이기는 방법 02/14/2019 1833
238 같이 들어요!- 165//forgiving// 01/30/2019 2016
237 마음으로 보다___잘생겨지려면 01/18/2019 1983
236 마음으로 보다---자신의 시간을 자신의 의지대로 쓰는 것 01/10/2019 1886
235 나의 첫번째 책............................... '하루도 같지 않다' 01/08/2019 7285
234 같이 들어요!- 164//Douce Ambiance// 01/03/2019 1521
233 같이 들어요!- 163//Bye, Bye Blackbird// 12/14/2018 2018
232 같이 들어요!- 162//Ripple// 12/05/2018 1952
231 칼럼 리뷰...................................................................Column Review 12/05/2018 1284
230 마음으로 보다............댓가에 대한 이야기 11/26/2018 1936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DISCLAIMER : 이 칼럼의 글은 해당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