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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줄어드는 선발 기회 속 실감하는 메이저의 벽

등록일: 05.09.2017 16:03:41  |  조회수: 285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김현수(29·볼티모어)의 2년차 여정이 시작부터 험난하다.

볼티모어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워싱턴과의 홈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서 김현수의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상대가 좌완 선발 지오 곤잘레스를 예고하면서 좌타자 김현수가 계산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김현수는 3경기에서 연달아 벤치를 달구게 됐다.

빅리그 입성 첫 해였던 2016시즌, 김현수는 초반 부진과 플래툰 시스템 속에서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했음에도 95경기 출전해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으로 후반기 반전을 써냈다. 반면 김현수의 올시즌 성적표는 16경기 타율 0.227 1홈런 3타점. 아직 시즌초인지라 표본이 적다고는 하지만 분명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아니다. 그간 강점으로 여겨졌던 출루율 역시 0.382에서 0.306으로 떨어진 상태, 삼진 아웃(10개)을 당하는 페이스도 지난해보다 빠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회 자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8일 기준 볼티모어가 30경기를 소화한 상황에서 김현수가 출전한 경기는 16경기뿐. 1군 레귤러 선수 중 김현수보다 적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는 백업 포수인 칼렙 조셉(14경기),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한 외야수 조이 리카드(14경기) 정도다. 지난 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선발로 나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이후 7일에는 상대가 우완 딜런 코베이를 냈음에도 결장했다.

특히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루키 트레이 만치니의 성장세가 폭발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경기 타율 3할5푼7리 3홈런으로 새싹을 틔운 만치니는 올시즌 20경기 타율 0.297 6홈런 18타점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7일 화이트삭스전에서 김현수 대신 좌익수로 나선 것 역시 만치니였다.

게다가 시즌초 거둔 팀 성적 역시 기대 이상이다. 20승10패로 동부지구 2위, 벅 쇼월터 감독으로서는 팀이 잘나가는데 굳이 변화를 줘야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수비나 주루에 있어서 강점을 보이지 못하는 김현수가 방망이에까지 밀리고 있다. 이제는 주전 경쟁이 아니라 플래툰 입지를 지키는 것부터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 김현수는 다시 찾아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