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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 모션 취했다가 혼난 kt 강백호, 멀티홈런 폭발

등록일: 06.22.2020 17:12:00  |  조회수: 180


강백호 홈런


프로야구 kt wiz의 4번 타자 강백호(21)가 타석에 들어서면 롯데 자이언츠는 어김없이 수비 시프트를 가동한다.
 

수비 시프트는 야수가 기존의 위치에서 벗어나 타구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커버하는 작전이다.

당겨치는 타구가 많은 좌타자 강백호를 대비해 롯데의 2루수와 3루수가 우측으로 옮기는 것이다.

수비가 오른쪽으로 극단적으로 쏠린 상황에서 반대쪽은 유격수 딕슨 마차도 혼자 커버하는 상황이 된다.

강백호가 21일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번트 모션을 취한 것도 이유는 명확하다.

3루 측으로 타구를 굴리면 무조건 1루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 수비 시프트를 교란할 수 있는 '묘수'일 수도 있지만 강백호는 번트 모션을 취했다는 이유로 김강 타격 코치에게 혼쭐이 났다.

강백호는 경기 뒤 "사실 수비수가 없는 곳으로 번트를 대려고 했다"면서 "그래서 모션을 취하긴 했다. 그런데 공수 교대 과정에서 김강 코치에게 많이 혼났다. 그렇게 번트 자세를 잡지 말고 차라리 더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코치에게 혼이 난 강백호는 어설픈 번트는 포기하고 더 강하게 배트를 돌렸다.

그 결과는 시즌 9호, 10호 홈런이었다.

kt는 강백호의 멀티홈런 3타점 활약과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역투를 앞세워 롯데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3-2로 승리했다.

사실 롯데는 이번 3연전에서 강백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를 상대로 꾸준하게 수비 시프트를 폈다.

하지만 강백호는 물론 로하스도 허를 찌르는 번트를 대지 않았다.

강백호는 "앞선 타순에 나온 로하스가 (번트를) 안대다 보니 나도 그런 시도를 하기가 좀 어렵다"면서 "만약 내가 3번 타순이었다면 시프트 상황에서 번트를 시도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이날 홈런 2개를 추가해 2018년 29홈런, 2019년 13홈런에 이어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데뷔 첫해부터 3년 연속 10홈런을 건 외국인 타자를 제외하고 강백호가 KBO리그 역대 16번째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나성범(NC 다이노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3번째다.

강백호는 "내 홈런보다 팀의 승리에 기여하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kt의 4번 타자를 맡은 그는 "타선의 가운데에 껴 있는 선수"라면서 "워낙 잘 치는 선배가 앞뒤에 있어서 의미가 없다. 차분하게 풀어나가라고 맡겨주신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올 시즌 목표는 30홈런-100타점이다. 데뷔 이후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그는 "30홈런-100타점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 최근에 득점권에서 부진했는데 잘해서 이뤄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