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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LB의 승자는 2016년 은퇴한 거포 필더왜

등록일: 05.18.2020 17:23:23  |  조회수: 262


2015년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출전한 프린스 필더
 

구단-선수 '쩐의 전쟁' 중에 필더는 연봉 295억원 온전히 보장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 시점을 정하지 못한 올해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승자는 구단도, 선수도 아닌 은퇴 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거액을 손에 쥐는 이는 목 디스크 증세 악화로 2016년 시즌 도중 현역을 접은 프린스 필더(36)라고 미국 온라인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이 13일(미국시간) 소개했다.

현재 MLB 각 구단과 선수노조가 시즌 개막을 준비하면서 물밑에서 연봉 문제를 조율 중인 점에 비춰보면 필더의 사례는 '코로나19의 역설'이라고 볼 만하다.

왼손 거포로 빅리그를 호령하던 필더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2016년 7월, 선수로는 뛰기 어려울 정도로 목 디스크 증세가 악화해 은퇴했다.

필더는 자유계약선수(FA)로 2012년 1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9년간 2억1천4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계약했다.
 

디트로이트는 2013년 11월 필더를 텍사스로 트레이드하면서 그의 잔여 연봉 4분의 1을 보전하기로 했다.

필더는 계약 종료(2020년)를 4년 앞두고 어쩔 수 없이 은퇴했다. 텍사스 구단은 2017년 시즌 후 필더를 방출했다.

팀을 나왔지만, 필더는 계약 조건에 따라 은퇴 후에도 보장된 액수를 꼬박꼬박 받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받기로 약속된 액수만 연간 2천400만달러(약 294억7천200만원)에 달한다.

해마다 전 소속팀 디트로이트가 600만달러, 텍사스가 900만달러, 그리고 보험회사가 900만달러씩 필더의 2천400만달러 연봉을 분담한다.

지난 시즌을 끝나고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방출된 왼손 투수 천웨이인(2천200만달러), 내야수 잭 코자트(1천200만달러) 등도 올해 빅리그가 열리지 않더라고 한 경기도 안 뛰고 계약 덕분에 수백억의 횡재를 맞는다.

역시 전격적으로 은퇴한 트로이 툴로위츠키(1천800만달러), 데이비드 라이트(1천200만달러)도 마찬가지다.

방출당한 저코비 엘스버리는 필더보다 많은 2천600만달러의 연봉을 뉴욕 양키스로 받을 수 있었지만, 팀의 허락 없이 외부 의료 기관의 진료를 받아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한 푼도 못 받을 수도 있다.

선수노조는 지난해 12월 엘스버리를 대신해 관계 기관에 진정서를 냈다.

현역 선수들은 코로나19로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데 반해 은퇴 선수들은 아무 걱정하지 않고 현역 선수들보다 많은 돈을 받는 이유는 뭘까.

MLB 각 구단과 선수노조는 3월 '코로나19 임금 합의'를 발표했다.

정규리그 개막이 지연됨에 따라 각 구단은 3월 말부터 60일간 40인 로스터에 든 선수들과 부상자명단에 있는 현역 선수들에게 선급금 1억7천만달러를 재난 보조금으로 주기로 했다.

이 돈은 정규리그가 개막해도 구단에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또 선수들은 정규리그가 시작하면 이후 경기 수에 비례해 자신의 연봉을 나눠 받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올해 메이저리그는 시즌 축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7월 개막을 가정해 현재 거론되는 팀당 경기 수는 예년의 절반 수준인 82경기다.

이러면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이자 투수 최고 연봉(3천600만달러)을 받는 게릿 콜(양키스)은 절반인 1천800만달러 정도만 가져간다.

게다가 MLB 각 구단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면 수입 감소로 이어지기에 선수들의 연봉을 더 깎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선수노조는 이미 돈 문제는 코로나19 합의로 끝났다고 맞선다.

결국 구단과 현역 선수들만 코로나19로 피해를 보고, 이미 계약을 보장받고 은퇴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은 속 편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디애슬레틱은 방출된 고액 연봉 선수들의 몸값은 회수할 수 없는 매몰 비용이지만, 수익이 거의 나지 않을 때 이 비용은 더욱 고통스럽다는 말로 '쓰라린' 구단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