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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실패' 다저스, 빛바랜 커쇼의 호투

등록일: 11.02.2017 10:38:24  |  조회수: 181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7차전에 구원 등판해 4이닝 동안 완벽투를 펼쳤다. 그러나 다저스가 선발 다르빗슈 유가 내준 초반 실점을 돌이키지 못하면서 커쇼의 호투도 빛을 잃고 말았다.

 

커쇼는 11월 1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서 팀이 5-0으로 뒤진 3회 초에 구원 등판, 4이닝 동안 공 43개를 던져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다저스가 끝내 1-5로 패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휴스턴의 차지가 됐다.

 

정규시즌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커쇼. 그러나 그에게 ‘가을 징크스’라는 꼬리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지난해까지 커쇼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18경기(14선발) 동안 4승 7패 평균자책 4.55에 불과했다.

 

올 ‘가을 야구’에서도 5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 4.34로 좋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1차전엔 7이닝 11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5차전에선 4.2이닝 6실점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피홈런(8피홈런) 불명예까지 안았다.

 

이에 커쇼는 “27이닝도 던질 수 있다”며 7차전 구원 등판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커쇼를 6차전에 투입하지 않은 건 “7차전에서 조금이라도 더 활용하기 위함”이라며 커쇼가 ‘에이스’ 위용을 과시하길 기대했다. 

 

대망의 7차전. 선발 다르빗슈 유가 1.2이닝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면서 다저스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커쇼가 2회 2사에 긴급 투입된 브랜든 모로우(0.1이닝 무실점)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커쇼는 정규시즌을 연상케 하는 투구로 휴스턴 타선의 기세를 잠재웠다. 

 

3회부터 좋았다. 커쇼는 3회 첫 타자 호세 알투베를 외야 뜬공으로 솎아낸 뒤, 카를로스 코레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계속된 율리에스키 구리엘과의 대결에선 6구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커쇼는 4회엔 마윈 곤잘레스의 내야 안타와 자신이 범한 폭투로 1사 2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조쉬 레딕을 땅볼, 브래드 피콕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휴스턴의 득점을 용납하지 않았다. 5회엔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6회엔 2사 만루 위기를 견뎌냈다. 6회 초 커쇼는 코레아의 내야 안타와 맥캔의 진루타로 2사 3루에 위기를 맞았다. 이후 마윈 곤잘레스와 대타 에반 개티스를 연속 고의 4구로 골라내며 2사 만루에 봉착한 커쇼는 대타 카메론 메이빈을 3루수 팝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 커쇼는 6회 말 1사 1, 2루 타석 때 대타 안드레 이디어와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디어는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다저스에 첫 득점을 안겼다. 다만 크리스 테일러가 삼진, 코리 시거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은 없었다.

 

7회 다저스는 마무리 켄리 잰슨을 투입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휴스턴이 1962년 창단 이후 55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감격을 누렸다. 결국, 다르빗슈가 아닌 커쇼가 선발 등판했으면 하는 아쉬움만이 다저 스타디움에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