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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스탠턴이 외면한 리그"NL, DH 없어서 불리"

등록일: 12.21.2017 10:36:23  |  조회수: 172

장칼로 스탠턴

 

 

2017년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2대 계약'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의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를 품에 안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홈런왕' 장칼로 스탠턴을 영입한 뉴욕 양키스가 모두 아메리칸리그(AL)라는 사실이다.

메이저리그는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NL) 양대 리그로 나뉜다.

두 리그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아메리칸리그는 수비를 하지 않고 타격만 담당하는 지명타자(DH) 제도를 갖췄다는 점이다. 지명타자가 없는 내셔널리그는 공격 때 투수도 타석에 선다.

투·타 겸업이 가능한 오타니는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날에도 타자로 뛰기를 원했다. 체력 안배를 고려하면 등판이 없는 날 외야수로 나오는 것보다 지명타자로 나오는 것이 더 현실적·이상적이다. 오타니에게 아메리칸리그가 더 적합한 이유다.

스탠턴은 2020년 이후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는 이상 2027년까지 양키스에서 뛸 수 있다. 올해 28세인 스탠턴은 2027년 38세가 된다. 양키스는 스탠턴이 수년 후 고참이 되면 지명타자로만 기용할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의 데이비드 쇼언필드 선임기자는 이런 사례를 예로 들면서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가 불리하다'는 견해를 20일 펼쳤다.

아메리칸리그팀과 내셔널리그팀이 맞붙는 '인터리그' 경기를 보면, 2004년 이래 줄곧 아메리칸리그팀이 더 많은 승리를 가져갔다.

지명타자 선수 자체가 직접 이런 차이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메리칸리그는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해 '나이 든' 타자를 영입할 수 있다는 점이 미묘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30대 중반 이상의 슈퍼스타급 자유계약선수(FA)와 더욱 편히 계약할 수 있다.

2001년 이후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351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 명단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32명 중 20명이 아메리칸리그팀과 계약했다. 이 가운데 6명은 내셔널리그팀에서 아메리칸리그팀으로 옮겼다.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 아메리칸리그에서 많은 시즌을 보냈지만, 결정적으로 내셔널리그 신시내티 레즈에서 아메리칸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이 명단에서 내셔널리그와 계약한 12명 중 조이 보토(신시내티) 등 9명은 기존 팀과의 재계약한 것이다. 쇼언필드 기자는 "내셔널리그팀들은 고연봉 FA 타자 영입을 꺼린다는 게 명백하다"고 분석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기량도 리그 간 차이가 있다. 2004년부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가 2.0 이상인 32세 이상 선수들의 누적 WAR를 리그별로 살펴보면, 아메리칸리그(107명)가 881.1, 내셔널리그(109명)는 691.9다. 

 

 

데이비드 오티스

각 리그에서 역대 32세 이후 누적 WAR가 10 이상인 선수를 뽑아보면,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아드리안 벨트레(41.6)와 스즈키 이치로(29.8), 데이비드 오티스(27.9)가 1∼3위를 차지한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치퍼 존스(36.5), 배리 본즈(18.6), 체이스 어틀리(17.5)가 1∼3위에 올랐다.

이 명단 오른 오티스, 짐 토미(17.2), 넬슨 크루스(20.6) 등 3명은 지명타자다. 알렉스 로드리게스(23.4)와 조니 데이먼(20.0)도 선수 생활 말년에는 지명타자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