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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투혼' 커트 실링 "시구 제외, 100% 의도적"

등록일: 10.26.2018 15:28:00  |  조회수: 81


2007년 보스턴 시절의 커트 실링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핏빛 양발의 투혼' 커트 실링(52)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 2차전 시구 행사에 의도적으로 자신을 제외했다고 주장했다.

실링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그들(보스턴)이 그날에 벌인 모든 것은 100% 의도적이었고, 완벽하게 예상한 일이었다"고 썼다.

실링은 2004년 보스턴의 '밤비노의 저주'를 푸는 핏빛 투혼으로 메이저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당시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발목 인대 수술을 받은 상태로 마운드에 올라 흰 양말이 '레드삭스(빨간 양말)'가 되도록 핏빛 투혼을 보여주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당시 보스턴은 실링의 투혼에 힘입어 첫 세 경기를 내준 후에 나머지 네 경기를 모조리 쓸어담으며 극적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 86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실링은 전날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 시구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보스턴은 이날 시구자로 2004년 우승 멤버를 대거 초청했다.

엘런 앰브리, 키스 폴크, 페드로 마르티네스, 케빈 밀라, 데이비드 오티스, 제이슨 베리텍이 시구에 참가했다.

적장이지만 2004년 보스턴에서 함께 뛰었던 데이브 로버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까지 보스턴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지만, 그 자리에 실링은 없었다.

보스턴 구단 측은 원래 시구자로 마르티네스와 오티스만 초청하려 했다가 예상외로 규모가 커졌다면서 실링이 빠진 것은 전혀 의도한 일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링은 보스턴 구단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뺐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4년의 영광을 함께 누렸던 동료들과 함께 필드에 함께 설 수 없다니, 기분이 정말 더럽다"고 썼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2007년 현역에서 은퇴한 실링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구강암 진담을 받았고, 비디오 게임 회사를 세웠지만 결국 2012년에 파산했다.

ESPN 야구 해설자로 변신했지만, 극우적인 성향의 발언을 서슴지 않다가 쫓겨났다.

실링은 "내가 2004년에 한 일은 내가 알고, 그날 시구 행사에 참가한 동료들이 안다"며 "그러니 보스턴 구단을 대신해서 내게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