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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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시 모음> 이도윤의 '바다·3' 외

글쓴이: 허정1  |  등록일: 05.22.2015 13:04:18  |  조회수: 7774
+ 바다·3

썩지 않기 위해
제 몸에 소금을 뿌리고
움직이는 바다를 보아라
잠들어 죽지 않기 위해
제 머리를 바위에 부딪히고
출렁이는 바다를 보아라
그런 자만이 마침내
뜨거운 해를 낳는다
(이도윤·시인, 1957-)


+허공의 바다

시인 동산(東山)이
소라와 조개껍데기를 한 아름 안고 왔다

청자의 표피처럼 반짝이는 놈도 있고
백자의 상감처럼 화려한 무늬를 지닌 놈도 있다

열대의 깊은 바다 밑에서 건져 올렸다는
저 단단하고 눈부신 조가비들

놈들은 태어날 때부터 화석을 꿈꾸며
거대한 바다의 체중과 겨루었으리

그 깜깜한 심해 속에서 누구에게 보이려
저토록 고운 치장을 했단 말인가

만남의 인연이여, 참 아득도 하구나!
지상의 내 손에 닿기 위해 그처럼 먼길을 오다니

서가의 진열장에 올려놓았더니
문득 방안에 가득 바다가 들어앉는다

내 등이 가렵다
아마 지느러미가 돋으려나 보다
(임보·시인, 1940-)


+ 큰 그릇 - 바다·11

자정(自淨)의
이마를
바윗돌에 간다

흰 피를 다스려
맑아지는
물그릇을 본다

철썩!
따귀를 맞는다
내가 시퍼렇게 정신이 든다
(최동룡·시인, 1951-)


+ 바다

바다는 엄마처럼
가슴이 넓습니다.

온갖 물고기와
조개들을 품에 안고
파도가
칭얼거려도
다독다독 달랩니다.

바다는 아빠처럼
못하는 게 없습니다.

시뻘건 아침해를
번쩍 들어올리시고
배들도
갈매기 떼도
둥실둥실 띄웁니다.
(박필상·시인, 1950-)


+ 바다의 육체(肉體)

푸른 잉크로 시를 쓰듯
백사장의 깃은 물결에 젖었다.

여기서는 바람은 나푸킨처럼 목에 걸었다.
여기서는 발이 손보다 희고
게는 옆으로 걸었다.

멀리 이는 파도-- 바다의 쟈스민은 피었다 지고,

흑조빛 밤이 덮이면
천막이 열린 편으로
유성들은 시민과 같이 자주 지나갔다.
 
별들은 하나하나 천년의 모래 앞에 씻기운
천리 밖의 보석들......

바다에 와서야
바다는 물의 육체만이 아님을 알았다.

뭍으로 돌아가면
나는 다시 파도에서 배운 춤을 일깨우고,
내 꿈의 수평선을 머얼리 그어 둘 테다!

나는 이윽고 푸른 바다에 젖는 손수건이 되어
뭍으로 돌아왔다.
(김현승·시인, 1913-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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