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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 유학생들, 임대주택 부족에 성착취·강제노동 내몰려"

연합뉴스 입력 04.25.2024 09:06 AM 조회 158
유학생 소수만 대학 기숙사 생활…24시간 개방 도서관에 거주하기도
호주 시드니 주택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호주의 높은 주택 임대료와 생활비 부담이 호주 내 유학생들을 성 착취와 강제 노동으로 내몰고 있다고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연방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에 340건의 인신매매 사건을 조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규모다.

이 중 강제 결혼 관련 신고가 90건이었고, 성 착취 신고가 73건, 강제 노동 관련 신고가 57건이었다.

이에 대해 NSW주 반노예 위원회의 제임스 코케인 위원장은 이 사건 피해자의 상당수가 유학생들이라며 이들이 언어 장벽과 빈곤, 가족 지원 부족, 법적 권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케인 위원장은 유학생들이 '위험한 노동과 착취'에 내몰리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임대 주택 부족과 높은 생활비 때문이라며 "주거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호주에는 70만명이 넘는 유학생이 거주 중이다. 하지만 이들 중 소수만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거주하며, 수십만명은 민간 주택 임대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제는 민간 임대시장에도 집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호주에는 많은 이민자가 몰리면서 주택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건축비 상승 등으로 주택 공급은 정체되면서 임대료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1∼3월 호주 주요 도시 주택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올랐으며, 공실률은 1% 내외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시드니 커뮤니티 포럼은 대학생들이 주거지를 구하지 못 해 24시간 개방된 대학 도서관에서 생활하거나,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집주인에게 성적 대가나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코케인 위원장은 유학생들이 비자를 잃게 될 것을 두려워해 실제 피해 사례는 신고된 것보다 훨씬 많다며 "이는 현대판 노예 범죄에 해당하지만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학생들이 법적 권리와 지원을 알 수 있도록 법 집행기관뿐 아니라 대학과도 협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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