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미국이 사상 최악의 의약품 부족 사태에 직면하면서 공중 보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는 제약회사들 간의 과도한 가격경쟁에 따른 것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을 도입하는 등 연방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채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의약품 부족 사태가 사상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병원약사회ASHP와 유타 의약품 정보 서비스(Utah Drug Information Service)는 올해 첫 3개월 동안 주요 의약품 323종에서 부족이 발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ASHP는 2001년부터 의약품 부족량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2014년 기록된 320종이었습니다.

ASHP 최고경영자(CEO) 폴 아브라모위츠(Paul Abramowitz)박사는 성명을 통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암 치료제와 병원에 배치되는 응급 의약품 부족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암학회는 지난해 부족 현상으로 인해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의약품 상위 5개 목록에 암 치료제가 다시 들어갔다며 이는 환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부 병원과 진료소에서는 의약품이 완전히 바닥이 났다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또, 암 치료제 제공을 제한하거나 의약품 제공에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환자를 분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브라모위츠 박사는 전국적으로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의약품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의사와 환자들에게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방 국토안보위원회는 이러한 부족 현상은 미국에서 10년 넘게 지속되는 문제였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악화됐다고 밝혔습니다.

ASHP의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적인 부족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발생하지만 장기적인 부족은 제조 능력, 품질, 공급망 신뢰성 등 투자를 저해하는 경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제약회사 간의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발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HSS는 지난주 의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백서를 발표했습니다.

HSS는 어떤 환자도 의약품 부족으로 심각한 영향을 입지 않도록 의회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브라모위츠 박사는 의약품 품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법안을 도입하는 등 연방 정부 차원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채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