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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70년만에 되살렸는데…인도서 새끼 치타 3마리 하늘로

연합뉴스 입력 05.26.2023 01:15 PM 조회 980
발열·탈수 등 증세 보이다 숨져…"당시 기온 46~47℃까지 치솟아"
지난해 복원시도 본격화한 이래 총 6마리 죽어
인도에서 태어난 새끼 치타들 [쿠노 내셔널 파크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에서 야생 치타가 멸종된 지 70여년 만에 태어난 새끼 치타 3마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인도 쿠노 국립공원에서의 짧은 생을 마감한 새끼 치타 3마리는 작년 9월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인도로 이주한 암컷 치타 '시야야'(Siyaya)가 낳은 새끼들이다.

지난 3월 이들의 출생 소식이 처음 알려질 당시만 해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멋진 뉴스"라고 리트윗하는 등 치타 복원에 대한 기대에 부푼 분위기였다.

그러나 마디아프라데시주 산림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그중 1마리가 숨을 거뒀고, 이어 24~25일 나머지 2마리가 발열, 탈수, 쇠약 등 증세를 보이다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들 3마리와 함께 태어난 새끼 1마리 역시 건강 이상을 호소했으나 다행히 회복되면서 네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인도 당국은 새끼들이 죽은 이유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인도 기온은 46~47℃로 치솟았다고 CNN은 짚었다.

CNN은 1952년 치타 멸종을 선언한 인도가 지난해 치타 '재도입'(reintroduce)을 본격화한 이래 이들 새끼 치타 3마리를 포함해 모두 6마리가 죽어 나갔다고 전했다.

올해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들여온 치타 12마리 가운데서는 1마리가 짝짓기를 하다가, 다른 1마리는 심부전으로 숨을 거뒀다. 시야야 등 나미비아에서 들여온 치타 8마리 중에서도 1마리가 신장 질환으로 죽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따르면 사람 손에 길러지는 치타 30%가 생후 1개월 안에 죽고 있으며,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는 90%가 태어난 지 3개월 안에 죽는 것으로 집계됐다.

치타는 과거 중동에서 인도, 남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번식했으나 서식지 상실과 밀렵 등으로 개체수가 크게 감소했다.

현재 야생 치타는 케냐와 탄자니아, 나미비아, 보츠와나 등에서 주로 발견되며 과거의 9% 수준에 불과한 영역에서 7천100마리 정도만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NN은 "새끼 3마리의 죽음으로 치타를 멸종 70년 만에 복원하려는 인도 정부의 역사적인 노력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적었다.

인도는 야생 치타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이후 아프리카에서 치타 20마리를 들여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풀어놓았다. 인도 정부는 앞으로 5∼10년 동안 모두 50마리를 방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야생동물·환경 전문가들은 치타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살려면 수천 평방마일에 이르는 광대한 서식지가 필요한데 쿠노 국립공원의 치타 서식지는 500평방마일도 안된다며 인도의 복원 계획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해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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