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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상하이 봉쇄 기간 주민 우울증 유병률 26%"

연합뉴스 입력 03.27.2023 09:12 AM 조회 261
상하이 주민 3천여명 표본 조사…"불안 유병률 20%"
작년 3월 28일 봉쇄된 중국 상하이의 주거 지역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상하이시가 지난해 코로나19로 두 달여 봉쇄된 기간 현지 주민의 우울증 유병률이 26%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대 상하이캠퍼스 브라이언 홀 교수 등은 이번 달 국제학술지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한 논문 '2022 상하이 봉쇄 기간 우울증·불안·자살 생각의 유병률'에서 지난해 3월 28일 시작해 6월 1일까지 이어진 봉쇄 기간 주민의 우울증, 불안, 자살 생각 유병률이 각각 26.1%, 20.1%, 3.8%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는 이전 추정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유병률은 청년, 싱글, 저소득층, 도시 이주 노동자, 건강이 안 좋거나 병력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유병률은 그에 앞서 봉쇄를 경험했고 코로나19 감염자와 치명률이 훨씬 높았던 영국과 호주의 사례와 비교해서도 높다고 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영국에서 2020년 3월 시작된 봉쇄 도중 우울증과 불안 증세 유병률은 각각 23.8%와 17.2%라는 연구 결과가 2021년 발표됐다.

또 2020년 호주 정부가 국가적 봉쇄를 발표한 5∼8주 후 현지 주민의 우울증, 불안 증세, 자살 생각은 각각 14.4%, 12.2%, 2.25%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은 봉쇄가 이뤄진 시기 상하이시 16개 구에서 18세 이상 주민을 각각 200여명씩 표본 추출해 총 3천2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우울증과 불안 유병률은 실업과 소득 상실, 봉쇄 관련 공포, 코로나19 밀접 접촉과 연관됐다"며 식량 불안도 정신 건강 상태의 위험 증가와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봉쇄 기간 응답자의 51.8%가 중간 수준의 식량 불안을 호소했고, 14.6%는 심각한 식량 불안을 토로했다.



(EPA=연합뉴스) 작년 3월 31일 봉쇄됐던 중국 상하이의 한 건물(위 사진)과 올해 2월 15일 같은 건물을 촬영해 비교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3.3.27.


작년 상하이시는 "봉쇄는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다 하루아침에 봉쇄를 단행하면서 식량, 의료품 등의 공급에 큰 차질을 빚었다.

중국 최고 부자 도시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주민들은 봉쇄 기간 공급망, 배달망 붕괴로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응급 환자조차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일이 이어졌다.

연구진은 "상하이가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봉쇄에 들어가면서 2천490만 주민이 집과 거주지에 갇혀버렸는데 갑작스러운 봉쇄로 식량 시스템이 붕괴하고 경제적 손실이 초래됐으며 공포가 확산했다"며 "그러나 이러한 규모의 봉쇄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연구의 목적은 전례 없는 해당 봉쇄 기간 주민들의 정신 건강을 평가하기 위함"이라며 자신들의 연구가 세계 최대 규모 도시 봉쇄였던 상하이 봉쇄와 관련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정신 건강 연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쇄 등 코로나19를 박멸하기 위한 전략은 주민의 안녕에 대한 영향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불필요한 봉쇄를 피하는 전략, 식량 시스템을 강화하고 경제적 충격을 막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홀 교수는 상하이 봉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전 연구를 볼 때 트라우마를 초래한 다른 사건들에서도 25∼35%의 사람들이 장기적인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상하이 봉쇄 1주년을 맞아 이를 조명하는 언론 보도나 당시 사진 등 봉쇄를 떠올리게 하는 것들로도 주민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홀 교수는 "많은 이들이 봉쇄와 관련한 느낌을 털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감정들을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장기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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