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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나비처럼…세계무대 우뚝 선 휠체어펜싱 권효경

연합뉴스 입력 02.01.2023 09:45 AM 조회 590
월드컵 우승한 장애인체육 간판…항저우 넘어 파리까지 석권 다짐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권효경 (이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휠체어 펜싱 여자 국가대표 권효경이 1일 경기도 이천 선수촌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왼쪽 손목 나비 타투에 관해 "새로운 인생을 펼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2023.2.1. 



"나비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대요. 새로운 인생을 펼치고자 지난해 여름 새겨넣은 거예요."

휠체어 펜싱 여자 국가대표 권효경(22·홍성군청)이 칼을 든 건 중학교 3학년 때다.

선천성 뇌병변 장애가 있는 권효경은 신체 오른쪽 마비 증세가 심해지자 재활 차원에서 육상 운동을 했고, 그를 눈여겨보던 중학교 특수반 은사의 권유로 휠체어 펜싱에 입문했다.

처음엔 칼을 드는 것을 주저했다.

1일 경기도 이천 선수촌에서 만난 권효경은 "처음엔 아플 것 같아서 거부감이 있었다"며 "막상 운동하니 찌르는 쾌감이 있더라. 펜싱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화가가 꿈이었던 권효경은 그때부터 휠체어 펜싱 선수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성장세는 무서웠다. 남다른 집중력을 보인 권효경은 국내 무대를 평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굵직한 성과를 끌어내며 단숨에 휠체어 펜싱 간판으로 떠 올랐다.

그는 지난해 4월 브라질 상파울루 월드컵 대회에서 에페 은메달, 플뢰레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6월엔 태국 촌부리 월드컵대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이탈리아 피사에서 열린 휠체어펜싱 월드컵 여자 에페 카테고리 A등급에서 2020 도쿄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헝가리의 아마릴라 베레스를 15-14로 꺾고 우승하며 장애인체육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권효경은 "외국 선수들은 힘이 강하지만, 난 스피드가 좋다"며 "빠른 기술로 상대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고, 자신감을 가지면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을 지었고, 올해 10월에 열리는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와 2024년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권효경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권효경은 왼쪽 손목에 새긴 작은 나비 타투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인생을 펼치자는 의미로 새겨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권효경을 지도하는 홍성군청 박규화 감독은 "사실 처음 만났을 때 권효경은 매우 내성적이었다"며 "운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변하더라. 효경이 말처럼 또 다른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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