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미국의 연금 백만장자(100만달러 이상 잔액보유·약 13억원)가 4년새 2배로 늘었다. 미국인들은 연금자산의 86%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금 전문가들은 미국인은 은퇴때 최소 70만달러(약 9억원)의 연금자산을 확보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반면 연금자산의 85%를 예·적금이나 국채를 비롯한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 중인 한국의 퇴직연금 평균 투자잔액은 약 55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증시가 다시 사상 최고가를 갱신하자 한미간 연금자산 격차는 더 확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13일 피델리티매니지먼트앤드리서치(FMR)에 따르면 자사를 통해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운용하는 미국인 중 연금 백만장자수는 68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당시인 2020년 1분기말(30만7000명) 대비 124% 급증한 것이다.
미국인들은 연금자산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면서 연금부자도 급격히 늘어났다. 막대한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고, 이는 주가를 끌어올려 연금자산이 불어나는 선순환도 이어진다.
4년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각각 84%, 115% 상승했다. 야쿱 아흐메드 프랭클린템플턴 은퇴보험대학저축 부문 대표는 “은퇴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엄청나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DC형 퇴직연금 투자자들의 평균 잔액은 약 5500만원에 불과해 노후 준비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의 퇴직연금 자금은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는 실태다. 2022년 한국의 퇴직연금 적립금 335조원 중 원리금 보장형 비중은 286조원으로 85%에 달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을 외면한 연금자산 운용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인들의 은퇴 이후 자산형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포함한 한국증시 밸류업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연금자산 운용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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