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이민 단속에 맞서, LA의 한 지역 공동체가 이색적인 '자구책'을 마련해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모으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오늘(5일) 보도했습니다. 자연재해가 아닌 '이민 단속 요원'의 등장을 알리는 비상 사이렌이 설치되고 있는 겁니다.
*치솟는 주거비와 교통비, 일상 생활비로 인해 '중산층'의 정의와 안정성에 대한 기준이 계속해서 변하고 있습니다. 관련 연구 데이터가 최근 새로 발표됐는데, 중산층의 문턱이 지역에 따라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귀여운 로봇들, 이제 LA에서는 흔한 풍경이 됐는데요. 이 로봇들이 일자리를 뺏는다는 우려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로봇을 수발하는 '로봇 관리자'라는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박현경 기자!
1. LA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에 이른바 'ICE 경보 사이렌'이 등장했다는데, 어떤 장치인가요?
네, 하이랜드 파크의 활동가들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급습에 대비해 설치하고 있는 비상 경보 시스템입니다.
이 장치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으로 작동하구요.
소형 스피커처럼 생겼지만, 화재 진압용 차량에서나 들릴 법한 아주 크고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를 냅니다.
소리가 약 0.5마일(약 800m) 밖까지 울려 퍼질 정도로 강력합니다.
2. 이 사이렌을 설치하는 핵심적인 목적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골든 타임 확보'입니다.
단속 요원들이 동네에 나타났을 때 사이렌을 울려, 거리의 주민들이 즉시 실내로 대피하거나 문을 잠그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활동가들은 "최소한 지역 사회에 위험을 미리 알려 가족들이 생이별하는 비극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3. 현재 얼마나 설치되어 있고, 주민들은 이게 ICE 경보라는 걸 어떻게 구별하나요?
현재까지 요크 블러바드와 피게로아 스트릿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상가와 일반 주택 등 20여 곳에 설치됐습니다.
활동가들은 동네 곳곳에 영어와 스페니쉬로 된 전단지를 붙여 "알람이 울리면 ICE가 뜬 것이니 즉시 대피하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장비는 대당 70달러 수준이며, 온라인 펀딩을 통해 계속 추가 설치를 추진 중입니다.
4. 이전에도 호루라기나 직접 소리를 지르는 방식이 있었는데, 왜 굳이 '사이렌'이라는 수단을 택했나요?
활동가들의 '안전' 때문입니다.
최근 단속 현장에서 요원들과 활동가 사이의 물리적 충돌이 잦아졌고요.
체포 위협도 커졌습니다.
특히 지난 1월 타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등으로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요원들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경보를 울릴 수 있는 사이렌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단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5. 연방 정부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일 것 같은데, 어떤 입장을 내놨습니까?
미 국토안보부(DHS)는 "제정신이 아니다(Quite literally insane)"라며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과거 런던 공습 당시 독일군 비행기가 나타났을 때 쓰던 사이렌을 이민 단속에 쓰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를 '공공의 적대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또한, 보호하려는 이들 중에 흉악범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6. 이 사이렌이 앱을 통해 작동한다고 하셨는데, 보안은 어떻게 유지되나요?
활동가들은 구체적인 앱 이름이나 사용자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습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구글이나 애플에 압력을 넣어 이민 단속 알림 앱을 삭제하려 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신뢰할 수 있는 소수의 지역 주민들만 앱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 시 정부나 경찰은 이 장치를 공식적으로 허가했습니까?
아닙니다.
시 정부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또, LAPD는 코멘트를 거부했고요.
지역구 시의원 측도 시 정부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누가 ICE의 출현을 정확히 확인하고 사이렌을 누를 것이냐", "소음 공해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합니다.
8. 하이랜드 파크 주민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반응은 엇갈립니다.
"우리 이웃을 지키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이라며 적극 찬성하는 쪽이 있는 반면, 정부 당국의 말처럼 범죄자 도주를 도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체포되는 이들 대다수가 우리 곁에서 수년 동안 성실히 일해온 가족이자 친구들"이라며, 커뮤니티를 지키기 위해 사이렌 설치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9. 금융 정보 사이트 '스마트애셋(SmartAsset)'이 2026년 중산층 기준을 지난주 새로 발표했습니다. 보통 중산층이라고 하면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나요?
네, 이번 조사에서는 퓨리서치 센터의 정의에 따라 해당 지역 중간 소득의 '3분의 2'에서 '2배' 사이를 버는 가구를 중산층으로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거비용과 에너지 비용이 요동치면서 많은 가구가 "중산층의 목표 지점이 자꾸 멀어지는 것 같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 그렇다면, 미국에서 중산층이 되기 위해 가장 많은 소득이 필요한 도시는 어디였습니까?
캘리포니아 주 도시였는데요.
산호세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산호세에서 중산층으로 인정받으려면 최소 연 소득이 9만 8천 800달러는 돼야 합니다.
이는 작년보다 약 8,800달러나 오른 수치인데요.
지난 보고서에서 1위였던 버지니아주 알링턴을 제치고 가장 문턱이 높은 도시가 됐습니다.
11. 심지어 중산층 범위에 속하는 상한 소득도 놀라울 정도죠?
네, 29만 6천 400달러였습니다.
다시 말해, 산호세에선 1년에 29만 달러를 벌어도 중산층에 속한다는 뜻입니다.
30만 달러는 벌어야 고소득층에 속하게 되는 겁니다.
중산층 중간 연소득은 14만 8천 2백달러로, 전국 최고였습니다.
12. 산호세에 이어 중산층이 되기 위해 두 번째로 많은 소득이 필요한 도시도 캘리포니아주면서요? 어디입니까?
이번엔 남가주 도시인데요.
바로 어바인입니다.
어바인에서 중산층이 되는 최소 연소득은 9만 7천 달러였습니다.
그리고 많게는 29만 천 4백 달러를 벌어도 중산층에 속합니다.
어바인의 중산층 중간 연소득은 14만 5천 7백 달러로, 산호세에 이어 전국 2위였습니다.
이 밖에도 네바다주 남부 지역 도시, 엔터프라이즈(Enterprise)가 급격한 인구 유입과 집값 상승으로 중산층 진입 장벽이 높아진 상위 10개 도시에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띕니다.
13. 반대로 미국에서 중산층에 진입하기 가장 쉬운, 즉 문턱이 가장 낮은 지역은 어디인가요?
오하이오주의 클리블랜드(Cleveland)입니다.
이곳은 연 소득 약 2만 9천 달러 미만만 벌어도 중산층 대열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주 단위로 보면 미시시피주가 가장 저렴했는데, 미국에서 유일하게 중산층 하한선이 4만 달러 미만인 주로 기록됐습니다.
반면 가장 비싼 매사추세츠주는 약 7만 달러 이상을 벌어야 중산층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6만 6천 7백 달러~20만 달러 사이가 중산층으로 분류됐습니다.
14. 소득 하한선뿐만 아니라 '상류층'으로 불리기 위한 기준도 지역별로 격차가 크겠군요?
그렇습니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상류층에 속하려면 연 소득이 약 21만 달러를 넘어야 합니다.
반면 미시시피주에서는 중산층의 상한선이 약 11만 8천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 지역에 따라 상류층과 중산층을 가르는 기준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셈입니다.
15. 마지막 소식입니다. 최근 LA 거리에서 배달 로봇이 부쩍 늘었는데, 이들을 뒤에서 챙기는 이른바 ‘로봇 관리자(Robot Wrangler)’가 새로운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도로를 누비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팟홀에 빠지거나, 벨을 누르지 못하거나, 때로는 사람들에게 발길질을 당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장으로 출동해 로봇을 구출하고 정비하는 ‘로봇 관리자’ 혹은 ‘필드 요원’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직접 음식을 배달하던 기사들이 이제는 로봇을 관리하는 업무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16. 로봇 관리자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시작됩니까? 단순히 고장 난 로봇을 고치는 일만 하는 건 아닐 것 같은데요.
네, 새벽부터 일과가 시작됩니다.
서브 로보틱스(Serve Robotics) 같은 업체 직원들은 새벽 5시 45분쯤 창고에 출근해 수백 대의 로봇 상태를 점검합니다.
배터리가 70% 이상 충전됐는지, 센서 렌즈가 깨끗한지, 음식 보관함은 청결한지를 확인하죠.
이상이 없는 로봇에 ‘그린 콘’을 씌워 트럭에 싣고 도시 곳곳의 배달 거점에 배치하는 것까지가 이들의 주요 업무입니다.
17. 로봇들이 배달 중에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나요?
흥미로운 사례가 꽤 있습니다.
로봇은 손이 없어서 횡단보도 버튼을 누르지 못해 길을 못 건널 때가 생기게 되는데, 이때 전광판에 "버튼 좀 눌러주세요"라는 문구를 띄웁니다.
가끔 지나가는 행인이 없으면 관리자가 출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또 건물 입구 계단을 오르지 못하거나, 고객이 직접 나오지 않을 때 관리자가 마지막 구간을 대신 걸어가 벨을 누르고 음식을 전달하는 ‘drop-off assists’ 업무도 수행합니다.
18. 로봇을 시기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발생하는 ‘수난 시대’도 관리자들이 해결해야 할 몫이라면서요?
맞습니다.
일부 배달 기사나 사람들은 일자리를 뺏는 로봇의 센서에 스티커를 붙여 마비시키기도 하고, 심지어 로봇을 트럭에 실어 납치하려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로봇 5대 중 1대가 낙서나 훼손된 채 돌아왔다고 하는데요.
관리자들은 낙서를 지우고, 넘어진 로봇을 다시 세우며, 로봇이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보디가드’ 역할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19. 가장 궁금한 부분은 수입입니다. 기존 배달 기사와 비교했을 때 로봇 관리자의 임금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LA 기준으로 시간당 21달러에서 26달러 사이를 받습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대략 4만 5천 달러에서 5만 4천 달러 수준인데요.
이는 일반적인 로봇 엔지니어 연봉, 약 12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기존 앱 기반 배달 기사들의 평균 수입보다는 다소 높거나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자녀가 있는 가정이 캘리포니아에서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비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0. 로봇이 늘어날수록 결국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큰데, 업계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시각이 갈립니다.
아마존 같은 대기업은 자동화를 통해 수십만 명의 신규 채용을 피하려 한다는 보고도 있지만, 로봇 업체 CEO들은 "로봇이 늘어날수록 관리 인력도 정비례해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로봇 기술자’ 구인 공고가 75%나 급증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단순 배달 업무는 로봇이 가져가더라도, 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기술직’ 중심의 새로운 노동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Photo Credit: 라디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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