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봉 10만 달러, 이른바 6 Figures 소득이 캘리포니아 대도시에서는 실제 체감 가치가 6만 달러대로 뚝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높은 세금과 살인적인 물가 때문에 '성공'이 아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캘리포니아의 현실입니다.
*차기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보수 논객 출신 스티브 힐튼 후보가 여론조사 1위로 올라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 속에 공화당 후보들이 선두권을 형성한 이번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배경을 짚어봅니다.
*남가주를 강타한 폭우 속에서 한 배달 로봇이 침수 도로를 뚫고 나아가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술과 일상이 결합된 LA의 풍경이 이번 폭풍 속에서 또 다른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박현경 기자!
1. 연봉 10만 달러, 예전엔 흔히 '꿈의 연봉'이라 불렸는데요. 그런데 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고요?
네, 10만 달러, 여전히 높은 연봉이긴 합니다만, 과거나 타주에 비하면,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소비자 정보업체 'ConsumerAffairs'가 전국 100대 도시를 분석해 이달(2월)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10만 달러 연봉이 더 이상 미 대도시에서 '안락한 삶'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10만 달러를 벌어도 세금과 물가를 적용하고 나면 실제 구매력은 6만 6천 달러 미만으로 줄어듭니다.
보고서는 많은 고소득자가 이를 '부의 징표'가 아닌 '생존 모드'라고 느낀다고 분석했습니다.
2. 이번 조사에서 캘리포니아 도시들의 성적이 특히 안 좋았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충격적이게도 실질 가치가 낮은 하위 10개 도시 중 8곳이 캘리포니아에 집중됐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가 10만 달러 연봉이 세금과 지역 물가를 반영하면 약 6만 2천 달러 수준의 구매력으로 떨어지며 공동 최하위를 기록했고요.
LA와 그 인근 도시들이 줄줄이 하위권에 포진하며 캘리포니아의 높은 생활비를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3. 이곳 남가주 지역 도시들의 순위와 구체적인 수치는 어떻게 나옵니까?
LA, 롱비치, 애나하임, 어바인, 산타애나 등 5개 도시가 공동 9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도시들에서 10만 달러의 실질 가치는 전국 평균 물가 대비 65,763달러에 불과합니다.
6만 6천 달러도 채 안되는 겁니다.
세금 떼고 물가 차이를 반영하니 월급의 3분의 1 이상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입니다.
4. 왜 이렇게 남가주 주요 도시들의 수치가 똑같이 '공동 순위'로 묶인 건가요?
해당 도시들이 모두 'LA-롱비치-애너하임'이라는 하나의 메트로 통계 구역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주세율(5.18%)을 적용받고, 지역 가격 평가지수(RPP)가 전국 평균보다 15.5% 높게 책정되어 있어 체감 물가가 동일하게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5. 세금과 물가 중 연봉 가치를 깎아먹는 더 큰 원인은 무엇인가요?
캘리포니아는 높은 주 소득세가 결정적입니다.
뉴욕처럼 시(City) 소득세가 따로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주 정부에 내는 세금 자체가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여기에 주거비 물가지수가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지역 특성이 더해지면서 '가장 비싼 동네'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겁니다.
6. 그렇다면 반대로 10만 달러 연봉의 가치가 가장 높은 '가성비 도시'는 어디인가요?
1위는 텍사스주의 라레도(Laredo)란 곳입니다.
이곳의 실질 가치는 무려 8만 9,864달러입니다.
상위 10개 도시 중 절반이 텍사스주였는데요.
텍사스는 주 소득세가 아예 없고, 최근 주택 공급을 늘려 주거비를 안정시킨 것이 고소득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7. 그럼, '세금이 없는 주'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득세가 없는 대신 재산세나 보험료, 판매세가 훨씬 높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주 톨리도는 소득세가 있지만 물가가 워낙 싸서, 소득세가 없는 텍사스 오스틴보다 실제 구매력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8. 이번 조사에서 강조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연봉이 아니라 구매력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얼마를 버느냐보다 얼마나 남길 수 있느냐는 건데요.
겉으로 보이는 총연봉보다 세후 소득과 지역 물가를 함께 고려해야 실제 생활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10만 달러 이상 소득자의 3분의 2가 “부자가 아니라 생존 모드에 가깝다”고 답해, 체감 현실을 반영했습니다.
9. 결국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고소득이라도 높은 주거비와 세금 구조 속에서는 체감 생활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LA를 포함한 남가주 지역은 동일한 세율과 메트로 물가가 적용돼 공동으로 하위권에 묶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세금 공제 활용, 은퇴계좌 납입 확대 등 절세 전략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지역 간 생활비 격차를 고려한 재정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10. 다음 소식입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여론조사에서 새로운 선두가 등장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에머슨 컬리지와 인사이드 캘리포니아 폴리틱스가 공동으로 실시해 오늘(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소속의 스티브 힐튼(Steve Hilton) 후보가 17%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12월 조사에서 1위였던 채드 비앙코 리버사이드 카운티 셰리프 국장을 제치고 선두로 치고 나간 상황입니다.
11. 스티브 힐튼,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데 어떤 인물입니까?
스티브 힐튼은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전략 기획관 출신으로, 현재는 폭스뉴스(Fox News)의 기고가이자 보수 논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정치적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갖춘 데다 최근 막강한 자금 동원력까지 보여주고 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에만 약 410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으며 선거 캠페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12.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은 어떻게 나타났나요?
선두권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공동 2위는 지지율 14%인데요.
민주당의 에릭 스왈웰 연방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채드 비앙코 셰리프 국장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지지율 10%인 4위는 민주당 케이티 포터 전 연방 하원의원입니다.
5위는 지지율 9%를 받은 민주당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이었습다.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부동층이 21%에 달해 이들의 표심이 향후 당락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13. 당원별 지지 성향을 보면 더 흥미로운 결과가 있다면서요?
맞습니다.
공화당 지지층 내에서는 스티브 힐튼(38%)과 채드 비앙코(37%)가 단 1%포인트 차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다만, 힐튼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지점은 무당파 유권자들입니다.
이곳에서 22%의 지지를 얻으며 외연 확장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반면 민주당 유권자들은 스왈웰(23%), 포터(14%), 스테이어(12%) 등으로 지지세가 분산되어 있어 아직 확실한 구심점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14. 한편, 임기 제한으로 물러나는 개빈 뉴섬 현 주지사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뉴섬 주지사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이번 선거 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44%, 부정 평가는 45%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2월과 비교하면 지지율은 3%포인트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6%포인트나 급등하며 민심이 다소 돌아선 모습입니다.
15.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인가요?
역시 '살인적인 물가'입니다.
설문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53%가 생활비 부담 때문에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것을 고려해 봤다고 답했습니다.
가계 예산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요소로는 주거비(28%)가 1위를 차지했고, 유틸리티 비용(21%), 식료품비(17%)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16. 앞으로의 선거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캘리포니아는 당적과 상관없이 상위 득표자 2명이 본선에 진출하는 '탑 투(Top Two)' 예비선거 방식을 택하고 있죠.
오는 6월 2일 예비선거에서 1, 2위를 차지한 후보가 11월 본선에서 최종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현재로선 공화당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판세는 언제든 다시 뒤집힐 수 있습니다.
17. 마지막 소식입니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LA에서 빗물에 잠긴 도로를 헤치며 묵묵히 배달 임무를 수행하는 한 로봇의 영상이 화제입니다. 먼저 어떤 장면이 포착된 겁니까?
네, 지난 월요일 집중호우로 LA 곳곳이 침수된 가운데, 웨스트 헐리우드 지역 멜로즈 플레이스에서 ‘코코 로보틱스’ 배달 로봇이 빗물이 가득 찬 도로를 건너다 연석을 오르지 못해 고전하는 모습이 촬영됐습니다.
분홍색과 주황색 외형의 이 로봇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바퀴를 굴리는 장면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습니다.
18. 온라인 반응이 상당히 뜨거웠다고요?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 기준으로 해당 영상은 20만 개가 넘는 ‘좋아요’와 3,3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Go Coco, go!”라며 힘내라고 응원하거나 “누가 좀 도와줘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존재를 걱정하듯 감정이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9. 결국 로봇은 어떻게 됐습니까?
다행히 잠시 멈칫했던 로봇은 스스로 후진한 뒤 방향을 다시 잡아 인도로 올라섰고요.
배달 목적지를 향해 이동을 이어갔습니다.
20. 로봇 회사 측 입장은 나왔습니까?
코코 로보틱스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회사 웹사이트에는 해당 로봇이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고, 도심 주행에 최적화됐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폭우가 그 성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된 셈입니다.
21. 이번 장면이 상징적으로 보이기도 하죠?
사실 이번 폭우는 주민들, 그리고 운전자들을 모두 힘들게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AI 기반 배달 로봇까지 같은 환경에서 분투하는 모습은 기술이 일상 깊숙이 들어온 LA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또 도시 인프라가 극단적 기후에 얼마나 취약한지도 다시 한번 드러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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