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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약값 인하 승리 선언.. 제약업계도 실리 챙겨

주형석 입력 10.04.2025 10:58 AM 조회 3,333
화이자, 수십억 달러 들여서 미국 내 제조 시설 확충 약속
분석가들, “이번 결정이 화이자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미국 내 약값, 인하 후에도 11개 국가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높아
더군다나 화이자는 약값 인하 합의 발표 직후에 주가도 상승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약속해 온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는데 성공하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실제로 거대 제약회사 화이자(Pfizer)가 미국 환자들을 위해 대폭적인 약값 인하, 제조 시설 미국 이전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환자들에게 어느 정도나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것인지 여부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하면서 무조건적인 약값의 인하가 아니라 제약업계 역시 일정 부분 이득을 얻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서 매우 의미있는 "미국인 환자들을 위한 승리"라고 자축하며, 약값 인하와 더불어 화이자가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미국 내 제조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지속적으로 미국 내 약값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추진해 왔다.

그런데 제약업계 분석가들은 이번 화이자의 결정이 회사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고 부정적이지 않다며, 객관적으로 오히려 화이자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화이자의 주가 역시 발표 직후 상승세를 보였는데, 백악관 관계자는 이같은 주식시장의 모습에 대해 투자자들이 다른 나라들도 이제 공정한 몫을 지불할 것이라고 믿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약값 인하 노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화이자를 포함한 17개 제약사와의 자유로운 가격 협상으로 메디케어 당국은 가장 비싼 의약품 10개에 대해 상당한 가격 인하를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무당파 보건 정책 기관인 KFF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약값의 인하 후에도 미국 내 약값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른 유사한 11개 국가의 평균적인 약값과 비교해 보면 화이자의 발표 후에도 미국의 약값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Enbrel)'의 경우 메디케어 협상 가격이 정가 $7,402에서 $2,335로 크게 인하됐지만, 이는 다른 선진국의 평균 가격인 $734에 비해 여전히 거의 3배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에게 60일이라는 기한을 주고 약값 인하 협상에 응하거나 미국 내 제조 시설을 건설하라고 압박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100% 관세 부과라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당초 어제(10월 1일)부터 부과될 예정이었던 이 관세는 지금은 ‘준비 단계’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회사들은 약값을 낮추면 연구 개발 투자가 위축되고 중국 기업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약값을 낮추는 대신 다른 나라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도록 약값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반박해 왔다.

실제로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지난달(9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 정책을 이유로 들면서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의 영국 내 정가를 인상하고, 미국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나온 화이자-트럼프 행정부의 약값 협상 결과는 약값의 인하를 원하는 환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겠지만, 제약사가 해외에서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하거나 미국 내 가격 인하 폭이 해외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가 완전히 달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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