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맨 연기한 이준호

배우 이준호가 1일 서울 구로구 더링크호텔에서 열린 tvN 드라마 '태풍상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희 부모님도 어릴 때부터 맞벌이를 하셨는데, (IMF 당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미래는 밝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셨던 분들이었어요. 부모님을 보면서 사람들이 함께 뭉쳐 이겨내는 힘을 느꼈죠."

이준호는 1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tvN 새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태풍상사'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에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 사장이 된 초보 상사맨 강태풍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준호는 1997년 IMF 당시의 상황에 대해 실제 기억나는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부모님을 떠올렸다.

그는 "어렸을 때여서 사회적 분위기를 완벽하게 피부로 느끼진 못했지만, 저희 부모님도 아버지가 출장을 가시면 어머니께선 소일거리를 받아오시는 등 경제활동에 굉장히 전념했던 기억이 있다"며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따뜻한 정을 가르쳐 주려 하시고, 다 함께 뭉쳐 이겨내고자 노력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IMF 당시도) 정말 절체절명의 시기였지만 최근에도 코로나19 등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한 번씩 벽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지만, 그 순간마다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함께 뭉치는 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준호는 이 작품을 찍으며 자신의 20대 시절을 떠올렸다고도 했다.

그는 "강태풍을 연기하며 사실 제가 20대에도 강태풍처럼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저 역시 그동안 굉장히 치열하게 살아왔고 여러 벽에 부딪혔지만, 만약 당시 태풍의 마음으로 '태풍 정신'으로 살았다면 더 기운이 나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태풍상사'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것을 넘어, 미래에도 어떻게 해야 (인생의) 큰 벽을 넘어갈 수 있는지 길을 제시해주는 드라마라고 감히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995년생인 김민하는 "당시 저는 3살 밖에 안 돼서 기억나는 것은 없지만, 부모님과 삼촌들께서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며 "다들 '정말 힘들었고, 별 걸 다 했다. 하지만 그때가 좋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이 작품은 1997년 당시 사람들의 말투, 의상, 헤어스타일부터 사용하던 물건, 건물 등 시대상을 그대로 고증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연출을 맡은 이나정 감독은 "1997년 당시를 진정성 있게 고증하기 위해 그 시절 상사맨들을 만나 취재를 많이 했다. 실제 당시 상사에서 쓰던 '텔렉스'(전신타자기)라는 소품을 구하기 위해 박물관까지 찾아가 구해오기도 했다"며 "당시 사진 자료도 많이 찾아 봤는데, 어린 아이부터 엄마와 아빠가 함께 길에 나앉아 있는 모습이나 회사원들이 하루 아침에 인력시장에 쏟아져 나온 모습 등은 참 마음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이번 작품은 tvN 드라마 가운데 '눈물의 여왕' 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임윤아·이채민 주연의 '폭군의 셰프' 후속작으로 편성됐다.

전작 '킹더랜드'에서 임윤아와 호흡을 맞췄던 이준호는 임윤아의 바통을 이어받아 tvN에서 작품을 선보이게 된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이준호는 "아직 '킹더랜드'를 촬영했던 배우들과의 단톡방이 남아 있어 서로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며 "'폭군의 셰프'가 워낙 글로벌한 성공을 이뤘기에, 다음 후속작인 저희도 좋은 에너지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를 완성도 있게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여서 일단 촬영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작품도 좋은 분들과 좋은 타이밍과 좋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흥행에 욕심을 내보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