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미국에서 이제 더 이상 최고의 건강 집단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시안 시니어들의 장애율이 현상 유지에 머물면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미국에서 가장 건강한 노년층 인종으로 평가받던 미국 태생 아시아계 미국인들(U.S.-born Asian Americans)이,
20여 년 만에 그 지위를 잃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시아계가 더 건강하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것이다.
최근 Gerontology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50살 이상 미국 태생 아시아계의 장애(disability) 비율이 지난 20년 동안에 걸쳐서 변화 없이 정체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오히려 비히스패닉 백인 노년층보다도 아시아계 건강 지표가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그간 모범적 소수(model minority)로 불리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결과인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아시아계 노년층에 대한 기존 인식에 의문을 던지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2005년부터 2022년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인데, 백인, 흑인, 히스패닉, 원주민 등 모든 인종의 장애율은 최소 2% 하락한 반면, 미국 태생 아시아계만 5.5%로 변화 없이 정체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흑인 노년층의 장애율은 14%에서 10%로 대폭 하락한 반면,
아시아계는 제자리 걸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토론토 대학의 리피아 예(Leafia Ye)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시아계가 외국 출신 아시아계보다 더 많은 사회적 불평등과 문화적 노출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등 교육을 받은 아시아계는 장애율이 줄었지만,
학위가 없는 시니어들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도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다고 리피아 예 교수는 강조했다.
이는 결국, 사회·경제적 지위가 건강 격차에 큰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과거에 아시아계가 다른 인종들보다 건강한 것으로 평가된 이유는,
이민 과정에서 비교적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이들이 선택적으로 미국 생활을 원해 정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미국에서 태어난 아시아계는 사회 구조적 불평등을 비롯해 인종차별, 교육격차 등에 더 쉽게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시스템적인 문제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외로움과 불안, 고립감 등 정신적인 건강 요소도 장애율 정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좀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고령 아시아계의 이른바 ‘사회적 연결망 붕괴’가 건강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고령의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보다 세분화된 건강 정책과 커뮤니티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미국에서 가장 건강한 노년층 인종, 지난 20년간 ‘아시안’
50세 이상 美 태생 아시안계 장애 비율, 줄어들지 않아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미국 원주민 등 최소 2% 이상 하락
美 태생 아시안, 많은 사회적 불평등과 문화적 노출 경험
50세 이상 美 태생 아시안계 장애 비율, 줄어들지 않아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미국 원주민 등 최소 2% 이상 하락
美 태생 아시안, 많은 사회적 불평등과 문화적 노출 경험

Photo Credit: Radi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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