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과 관련해, 수사 당국이 용의자로 지목한 인물은 누구인지, 왜 그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살펴봅니다.
*캘리포니아의 높은 주거 비용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입니다만, 이제는 주택 가격 때문에 '저소득'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주민들에게 그건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지 자세히 짚어봅니다.
박현경 기자!
1. 한인들도 상당수 거주하고 많이 찾는 팜스프링스에서 지난 주말 폭발이 발생해 많은 주민들이 깜짝 놀랐는데요. 용의자가 누구인지 나왔죠?
지난 토요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한 명이 숨지고 최소 네 명이 다친 가운데, FBI는 사망자가 자살폭탄을 시도한 용의자, 올해 25살 가이 에드워드 바트커스(Guy Edward Bartkus)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된 채 발견됐구요.
폭발은 수블록 떨어진 건물들까지 피해를 입힐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2. 이름과 나이 외에 용의자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또 있습니까?
바트커스는 남가주 트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에 거주했었습니다.
트웬티나인 팜스는 조슈아 트리 북쪽에 위치한 곳으로, 팜스프링스에서 약 58마일, 차로 1시간 좀 넘게 걸립니다.
이 지역은 미 해병대 훈련기지가 위치한 도시인데요.
다만, 용의자가 군인 신분은 아니구요,
기지와의 관련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그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밝혀, 상당히 은둔적인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근처 산다고 다 아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트웬티나인 팜스는 매우 작은 마을이라 주민들끼리 대부분 알고 지내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3. 이런 가운데 용의자의 아버지가 한 인터뷰에서 참담한 심경을 밝혔죠. 뭐라고 했습니까?
용의자의 아버지 리처드 바트커스(Richard Bartkus)는 NBC 텔레문도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본래 마음씨 착한 아이였다며 세뇌(brainwashed)당한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아버지, 리처드 바트커스는 12년 전 아들이 엄마와 함께 투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로 이주한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하면서요,
지금도 아들이 폭발 사고를 일으킨 인물이라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는다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버지 리처드 바트커스는 아들 가이 에드워드 바트커스가 하이킹, 광산 탐사, 암석 수집, 컴퓨터 게임 등을 좋아하던 평범한 아이였다며 극단적인 사상을 믿는 기미같은 것이 전혀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4. 당국은 수사를 계속 벌이고 있는데, 폭발물의 위력이나 종류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있습니까?
FBI는 이번 사건을 “최근 남가주에서 발생한 가장 큰 폭발 사건”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는 2018년 알리소 비에호의 한 데이 스파 폭탄 테러를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사용된 폭발물의 종류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만, 용의자는 상당히 많은 양의 폭약, 폭발물을 사용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장에서 차량은 완전히 파손됐고요.
이미, 많은 사진과 영상을 보셨겠습니다만, 클리닉 건물은 지붕이 붕괴되고 내부는 잔해와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수사당국은 폭발 당시 용의자가 사건을 생중계하려 한 정황도 확인 중입니다.
5. 용의자의 범행 동기나 이념적 배경에 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이 나왔습니까?
익명의 웹사이트에서 용의자는 "생명 옹호자들에 대한 전쟁"을 주장했습니다.
FBI는 용의자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온라인 게시물인 선언문과 웹사이트를 분석 중인데요.
이 웹사이트는 ‘난임 클리닉을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 계획을 언급하고 있구요.
인간의 생명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생명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이 행성을 멸균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선언했습니다.
극단적인 반출생주의(anti-natalism)를 비롯해 친사망주의(pro-mortalism), 즉,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이 가능한 한 빨리 죽어야 한다, 그리고 부정적 공리주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 등 비주류 철학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용의자는 인간 생명의 탄생 자체를 “고통의 연장”으로 간주하며, 생명 자체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 게시물에 담긴 또다른 핵심 내용은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내가 존재하게 된 데에 동의한 적 없다”며 이와 함께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아무도 나를 이 세상에 데려오는 것에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사이트에는 ‘자살 및 클리닉 공격 생중계 영상 다운로드’ 문구도 있었지만 실제 영상 파일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진 30분짜리 음성 파일에서는 클리닉 공격을 결심한 이유, 세상에 대한 환멸, 최근 가까운 여성 친구 ‘소피’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 등이 언급됐습니다.
7.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캘스테이트 샌버나디노의 증오범죄·극단주의 연구소 설립자인 브라이언 레빈 교수는, 용의자의 이념은 반출생주의와는 별개로 개인의 절망감이 극단적 폭력으로 전환된 사례라고 분석했습니다.
레빈 교수는 이번 사건이 ‘외로운 청년’이 극단적 온라인 커뮤니티와 철학에 영향을 받아 자기파괴적 결정을 내린 전형적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8. 향후 수사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인가요?
FBI 산하 테러대응 태스크포스는 지역 경찰 그리고 연방기관과 협력해 폭발물 확보 경로, 용의자의 사전 이동 경로, 온라인 활동 내역 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권총 1정이 발견됐구요.
일부 증거는 폭발의 여파로 손상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사당국은 용의자의 행적에 대한 시민 제보도 요청한 상태입니다.
9.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남가주 3곳에서는 연소득 10만 달러도 저소득층이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캘리포니아 주택 개발국(HCD)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오렌지 카운티, 산타바바라 카운티, 샌디에고 카운티 세 곳이 조만간 1인 가구 연 소득 10만 달러를 넘어서는 저소득 기준을 갖게 될 것이라고 건데,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네, 이 세 지역의 주거 비용이 얼마나 천정부지로 치솟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더이상 연봉 10만 달러가 이전처럼 고소득이 아니라 할지라도, 일반적으로 연봉 10만 달러라고 하면,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입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특히 북가주 여러 카운티에 더해 이제는 오렌지, 산타바바라, 샌디에고, 이 남가주 세 카운티에서도 주거 비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10만 달러를 벌어도 정부가 정하는 '저소득층'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단순히 소득 수준이 낮다는 개념을 넘어, 엄청난 주거 비용 부담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을 벌어도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10. 캘리포니아주는 소득 수준을 지역 중간 소득과 비교 정의하고, 주거 비용이 극도로 높거나 낮은 지역에서는 이러한 정의를 조정하면서 이처럼 10만 달러가 저소득에 해당하게 된 건데요. 이러한 조정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뤄지는 겁니까?
표준적인 소득 기준은 지역별 주거 비용의 차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지역의 중간 소득이 7만 달러이고 주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면, B라는 지역의 중간 소득이 9만 달러이지만 주거 비용이 훨씬 높다고 가정해 보면요,
단순히 중간 소득의 일정 비율로 저소득 기준을 정한다면, B 지역의 실제 생활고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9만 달러를 버는 사람이 A 지역에서는 중산층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B 지역에서는 높은 주거 비용 때문에 실질적인 구매력이 훨씬 낮아 저소득층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봉 10만 달러를 받는 사람이 150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매하려면 엄청난 액수의 다운 페이와 매달 높은 모기지를 감당해야 합니다.
이는 다른 생활 필수품이나 저축, 투자를 할 여력을 크게 줄어들게 만듭니다.
결국, 높은 주택 가격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이는 정부가 소득 기준을 조정하여 주거 취약 계층을 더 넓게 인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11. 즉, 명목 소득이 높더라도 실제 생활 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군요. 따라서 캘리포니아주는 주거 비용이 극도로 높거나 낮은 지역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소득 기준을 조정하는 것이구요?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의 중간 주택 가격이나 렌트비 수준 등을 고려해 조정이 이뤄집니다.
주거 비용이 매우 높은 지역에서는 중간 소득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저소득 기준으로 설정해, 실제로 주거비 부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정부 지원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12. 그럼, 실제로 이 세 카운티에서 1인 가구 연 소득 10만 달러가 저소득 기준으로 넘어서게 된다면, 주택 소유자, 렌트하는 임차인 등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그 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선 렌트해 사는 임차인은요,
저소득 기준이 높아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임대료 보조 프로그램이나 저렴한 공공 주택 입주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기존의 저렴한 주택에 대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대기자 명단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결국, 주거 불안정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3. 그렇다면 주택 소유자나 주택 구입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어떻게 작용할까요?
이미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은 자산 가치 상승의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높은 재산세나 보험료, 그리고 전반적인 생활 물가 상승의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에게는 이러한 부담이 더욱 클 수 있습니다.
반면, 주택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1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이 저소득 기준으로 분류된다는 사실 자체가 주택 구매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더욱 멀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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