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일본에 참패하자 중국인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AP 통신과 홍콩 성도일보 등 중화권 매체들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오후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일본과 1차전에서 0-7로 졌다.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 등 유럽파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보낸 일본은 경기 시작 12분 만에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가 헤딩슛으로 중국 골망을 흔들었다.
다쿠미가 2골을 넣었고 이토 준야(스타드 드 랭스)는 골 1개와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하는 등 일본은 중국을 상대로 시종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중국이 스포츠 및 지정학적 라이벌 일본에 역대 가장 큰 점수 차로 패한 경기이자 월드컵 예선 단일 경기에서 가장 많이 실점한 경기로 기록됐다.
또 중국은 일본과 최근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중국 사커뉴스는 전했다. 중국이 가장 최근 일본을 꺾은 것은 1998년 다이너스티컵 대회 때다.
크로아티아 출신 브랑코 이반코비치 중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결과에 대해 "굴욕적"이라며 "매우 힘겨운 저녁이었다"고 털어놨다.
성도일보에 따르면 1990년대 축구 대표팀 주장이었던 판즈이는 전날 저녁 중계를 하면서 "일본에 지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상대가 너무 쉽게 득점한다"며 "(중국 상하이) 황푸강에 뛰어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열렬한 축구 팬으로 알려져 있고 2015년 세계 무대에서 처참한 성적과 자국 내 리그의 만연한 부패로 인해 손상된 자국 국가대표팀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 결과를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꼬집었다.
차이나 스포츠 데일리가 "중국이 월드컵 예선에서 일본에 졌다"는 제목의 짧은 기사를 싣는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의 반응은 대체로 침묵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저널리스트이자 축구 평론가 장펑은 "축구는 기술과 신체·전술적 훈련이 필요하다"며 "이는 정치를 통해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명 작가 탕잉훙은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금메달 40개를 딴 점을 거론하면서 "축구는 중국에 잘 맞지 않는다"면서 "축구가 스스로 발전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낫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크로아 출신 中감독 "굴욕적"…AP "축구팬 시진핑, 기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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