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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 페스티벌" 김홍기 감독 "애써 웃기려 하진 않았죠"

연합뉴스 입력 06.05.2023 09:15 AM 조회 515
"사람이 필사적으로 되면 가끔 터무니없는 행동 할 때가 있다"
김홍기 감독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애써 관객을 웃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각본을 쓰진 않았어요. 다만 어떤 분들은 좋아하실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죠."

오는 7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을 연출한 김홍기 감독은 지난 2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시골의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축제를 소재로 축제 대행사 대표, 연극배우, 취업 준비생 등이 빚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자체 앞에서 '을'일 수밖에 없는 이들이 어떻게든 축제를 성공시키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웃픈'(웃기면서 슬픈) 장면이 속출한다.

김 감독은 "상황이 점점 어려워져 사람이 필사적으로 되면 가끔 터무니없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 영화 속 유머 코드의 근원을 설명했다.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제목이 암시하듯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김 감독의 견해다.

김 감독은 "처음 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땐 예술인들의 삶의 편린 같은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결국 보편적인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축제가 점점 극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이것이 예술인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다, 우리 삶이 그렇게 보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익스트림 페스티벌'의 한 장면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속 축제에서 필사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MZ 세대 취업 준비생 '은채'(장세림 분)는 이 시대 청년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지방대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연극을 하겠다며 서울로 올라와 이것저것 안 해본 게 없는 김 감독 본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저도 강남 길거리에서 행인들에게 풍선을 나눠주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거든요. 그 일을 할 때 정말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지역 축제는 은채와 같은 '을'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소재가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 영화를 구상할 때 하루에 벌어지는 일을 그리려고 했다"며 "그 하루가 누군가에겐 굉장히 절박한 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익스트림 페스티벌'이 날카로운 풍자로만 채워진 건 아니다. 이 영화의 한 장면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 등이 한자리에 모인 축제를 긍정적으로 그리기도 한다.

김 감독은 "실제로 지역 축제에서 뭔가를 무대에 올리면 많은 관객이 너무 사랑스럽게 봐주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제작진의 의견을 경청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촬영 현장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의 말도 들으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그는 "영화란 것은 저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누군가가 의견을 내면) 쉽사리 납득이 안 돼도 '이분도 영화를 오래 하셨는데 이렇게 말씀하는 건 다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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