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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명세빈 ""청순가련" 벗어난 불륜연기 만족"

연합뉴스 입력 06.05.2023 09:14 AM 조회 1,255
'로이킴' 민우혁 "'차정숙'은 가족 의미 돌아보게 한 드라마"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배우 명세빈 [코스모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항상 청순가련한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들어진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죠."

지하철에서 만난 남성을 향해 "저, 이번에 내려요"라고 전설의 대사를 남긴 캔 커피 CF의 주인공 명세빈(48)은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불륜녀 역할을 맡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커피 광고, KBS 드라마 종이학(1998∼1999) 등으로 청순의 대명사가 된 배우 명세빈이 '닥터 차정숙'에서 이미지를 확 바꿨다.



명세빈의 2001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불륜으로 아이를 낳고, 그 사실을 본처인 차정숙(엄정화 분)에게 들키자 오히려 "이혼하라"고 요구하는 최승희로 변신한 것이다.

최근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한 명세빈은 "이 나이에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배우 명세빈으로서 성장의 기회가 되는 작품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엄정화 언니가 이번 드라마를 '선물 같다'고 얘기하셨는데 저에게도 그랬다"며 "중요한 시점에 새로운 캐릭터를 맡아서 많은 분이 재미있게 봐주고 공감해주셔서 새로운 지점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명세빈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악역에 얼마나 몰입했던지 시청자 반응도 격렬했다.

명세빈은 "불륜녀 역할이니까 욕을 듣는 건 그러려니 했지만, 막상 실제 욕을 듣기 시작하니까 잠이 안 올 정도였다"며 "내가 이 정도면 우리 딸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의연하게 잘 이겨내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배우 명세빈 [코스모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다고 승희가 마냥 악녀로 그려진 것은 아니다. 주인공 정숙만큼이나 상처가 많은 인물이기도 했다.

승희는 대학 시절 남자친구 서인호(김병철 분)가 정숙과 돌연 아이를 갖는 바람에 결별하고 미국으로 떠난다. 이후 학회 일로 미국에 온 인호와 재회하고, 이 과정에서 생긴 아이를 낳아 혼자 기른다. 이로 인해 가족과도 인연을 끊는다.

딸이 '나를 왜 낳았느냐'고 따져 묻자 승희는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낳았어"라고 답한다. 명세빈은 이 장면에서 눈시울을 붉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승희를 연기하기 위해 인물이 처한 상황과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명세빈은 "승희는 상처에 갇힌 여자"라며 "성공한 의사이고 외적으로도 화려하지만, 가족과 떨어져서 많이 외로웠을 것"이라고 감정 이입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배우 민우혁 [이음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승희가 정숙을 고통스럽게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된 인물도 있다. 바로 '로이 킴'(민우혁)이다. 승희와 로이는 '닥터 차정숙'이 잘 나가도록 앞에서 당기고 뒤에서 밀어준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로이는 드라마 초반 버스에서 쓰러진 응급환자를 보고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정숙 앞에 나타나 능숙하게 상황을 해결한다. 이후 정숙의 간이식 수술을 집도해 새 삶의 기회를 주고, 정숙이 레지던트가 된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며 도움을 준다.

로이는 민우혁(40)이 최근 인터뷰에서 "내 아내도 '로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미소 지을 정도로 완벽한 인물로 그려졌다.

그는 "로이를 연기하다 보니 가족의 의미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전에는 힘들 때 친구를 만나거나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면 지금은 가족이 유일한 낙"이라고 말했다.

'닥터 차정숙' 인기 비결 중 하나로 '공감대'를 꼽았다.

민우혁은 "'닥터 차정숙'이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의 마음을 살펴보게 하는 드라마"라며 "그래서 주부들이 많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인호의 존재가 도움이 많이 됐다. 제가 나오는 장면이 심심하다 싶으면 인호가 등장해서 재미를 불어넣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배우 민우혁 [이음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우혁은 뮤지컬계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통한다.

2017년부터 KBS 예능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이름을 더 알렸지만, '닥터 차정숙'처럼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닥터 차정숙' 덕분에 부쩍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민우혁은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면 예전엔 다른 학부모들이 저를 알아봐 주셨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저를 알아보고 다가와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고 달라진 일상을 소개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연기할 때는 아무 리액션(반응) 없이 응시만 해도 어떤 감정인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뮤지컬과는 또 다른 드라마 연기의 매력을 강조했다.

이어 "다시 뮤지컬 무대에 서면 훨씬 풍부한 연기를 할 수 있게 된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배우로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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