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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군, 아이 태운 러 여성 사살 위협?…러, 조작영상 선전전

연합뉴스 입력 03.29.2023 09:12 AM 조회 1,477
최근 러 SNS에 널리 유포, 알고보니 가짜…러 "우크라 정부는 나치정권"
선전전용 드러난 '우크라군 모녀 사살 위협' 영상 [트위터 동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여성과 어린아이에게 우크라이나군이 사살 위협을 가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담긴 소셜미디어 동영상이 가짜로 판명됐다고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한 여성과 그의 어린아이가 탄 자동차를 멈춰 세운 뒤 위협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널리 유포됐다.

'한번 나치는 영원한 나치'라는 제목이 달린 이 동영상은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은 군인 2명이 교통규칙 위반을 이유로 한 여성과 그의 아이가 탄 자동차를 멈춰 세운 뒤 검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총을 들고 자동차로 접근해 면허증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던 우크라이나 군인은 운전석에 앉은 여성이 겁에 질린 목소리로 러시아어를 하는 것을 듣고는 '돼지, 멍청한 쓰레기' 등의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뒤이어 공황 상태에 빠진 여성이 "우리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도 차량 쪽을 향해 총을 쐈다.

다행히 총탄은 모녀를 비켜 갔지만 차 안에선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여성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후 군인들은 모녀의 자동차 쪽으로 몇차례 더 위협 총격을 가한 뒤 폭스바겐 지프차를 타고 사라진다.

동영상에는 히틀러 사진,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처'(갈고리 십자 문양)와 함께 "이것이 (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들이 겪는 테러의 일종이다"는 글도 달렸다.

해당 동영상은 러시아 내 텔레그램 메신저 계정은 물론 러시아 외무부와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트위터 계정에서도 널리 공유됐다.

하지만 독립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이 동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우크라이나군 점령지가 아니라 러시아군 점령지로 드러났다.

CNN은 자체 분석을 토대로 촬영지가 전선에서 약 30km 떨어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마키이우카 외곽으로 확인됐다면서, 러시아군의 선전전용 가짜 영상이라고 전했다.

구독자가 30만 명이 넘는 친러시아 성향 텔레그램 채널인 '베테랑 노트'도 "영상이 가짜"라고 인정하면서, "우리 전문가들은 아직 이 같은 정보전을 펴는 법을 훨씬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시작하면서 현지 '나치 정권'에 탄압받는 러시아인 보호를 전쟁 명분의 하나로 내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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