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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축구화에 쓰던 캥거루 가죽 사용 중단 선언

연합뉴스 입력 03.15.2023 09:36 AM 조회 954
푸마·베르사체 등도 중단…오리건주, 캥거루 제품 금지 법안 발의
캥거루산업협회 "포획 중단하면 개체수 급증…농장·생태계 피해"
호주 캥거루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축구화 등을 만들 때 쓰던 캥거루 가죽을 더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호주 9뉴스 등에 따르면 나이키는 전날 성명을 통해 "올해부터 캥거루 가죽을 사용한 제품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키의 프리미엄 축구화 라인인 티엠포(Tiempo) 축구화는 천연 캥거루 가죽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나이키는 앞으로 캥거루 가죽 대신 나이키만의 특수 합성 가죽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동물 단체들은 나이키를 비롯해 스포츠 브랜드 등을 상대로 캥거루 가죽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다.

캥거루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때는 사육보단 대부분 야생 캥거루를 포획해 도살하는 방식으로 캥거루를 확보하기 때문에 그만큼 잔인하고 야만적이라는 것이 동물보호 단체들의 주장이다.

이런 반대 목소리에 독일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나이키보다 앞서 올해 초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축구화 생산을 중단했다. 베르사체와 프라다 등 명품 업체들도 캥거루 가죽 사용을 중단했다.

또 나이키 본사가 있는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올해 초 '죽은 캥거루가 사용된 제품'의 판매와 구매, 상업적 교환 등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미국 코네티컷주도 캥거루로 만든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을 논의하고 있다. 호주의 캥거루 제품 수출 1위 상대인 유럽연합(EU)은 캥거루 고기와 가죽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이코노미의 웨인 파셀 대표는 "나이키의 이번 발표는 야생동물 보호에 있어 큰 변화"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호주 캥거루산업협회(KIAA)는 나이키의 이번 결정이 캥거루 보호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합성 소재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캥거루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호주에서 상업적 목적을 위해 야생 캥거루를 포획하는 것은 합법이다. KIAA에 따르면 현재 호주 내 캥거루 산업의 규모는 2억 달러가 넘으며 3천명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KIAA 측은 캥거루를 상업적으로 포획하지 못하게 하면 캥거루 개체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 농경지는 물론 다른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며 "오히려 동물 복지에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캥거루는 소나 양보다 탄소 배출이 3분의 1 수준이며 사육을 위한 물이나 방목지 등이 필요하지 않아 환경을 위해서는 소와 양의 대체제로 이용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키 티엠포 축구화 광고 [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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