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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검찰, 독재자 바우테르서 항소심서도 징역 20년 구형

연합뉴스 입력 02.01.2023 09:42 AM 조회 369
정치범 15명 살해 혐의…1심서 20년형 선고됐지만 구속 모면
"처형 명령한 적 없다…2인자 책임" 발뺌
지난 5일 경호원들과 함께 수리남 고등법원을 떠나는 데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을 취재진이 에워싼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남미 수리남 검찰이 정치범 15명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독재자 데시 바우테르서(77) 전 대통령에게 또다시 징역 20년형을 구형했다고 AFP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르멘 라삼 법무장관은 이날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에게 또다시 20년형을 선고해달라고 고등법원에 요청했다.

1980년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2년 12월 변호사와 언론인, 대학교수, 기업가 등 반정부 인사 16명을 납치해 고문하고 이들 중 15명을 수도 파라마리보의 제일란디아 옛 요새에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이들이 정권을 전복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정적'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노동조합 지도자는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의 범죄 사실을 증언한 바 있다.

수리남 법원은 2019년 11월에 열린 1심 재판에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유죄 선고를 받은 후에도 구속되지 않았고, 곧바로 항소했다. 그는 수리남 법에 따라 항소 절차가 모두 끝나기 전에 자신을 체포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2019년 1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12월의 살인' 연례 추모식.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2월의 살인'으로 불리는 이 사건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당시 자신이 현장에 있지 않았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는 지난주 법정에서 죄수들이 살해된 날에 총성을 들었지만, 단지 죄수들을 위협하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은 처형을 명령하지 않았으며 사형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2인자였던 파울 브하흐반다스 대대장(1996년 사망)이 해당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오는 3월 1일에 최종변론을 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올해 하반기에 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1980년 수리남 군사 쿠데타에 가담해 정부를 무너뜨린 후 군을 장악해 수리남을 통치하기 시작한 그는 1987년에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물러났다가 1990년에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권좌에 복귀해 1년간 수리남을 다시 통치했다.

그는 이후 의회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수리남에서 그가 소속된 국민민주당이 2010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대통령에 올랐고, 2020년 연임을 노린 선거에서 패배하며 장기집권의 막을 내렸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지난 1999년 네덜란드 법정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기도 했지만, 수리남 법에 따라 네덜란드로의 인도를 모면했다.

수리남은 1581년부터 400년 가까이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다 1975년에 분리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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