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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예능 "좋아하면 울리는"이 담아낸 성 소수자의 현실

연합뉴스 입력 01.30.2023 09:18 AM 조회 782
남녀 합숙 연애 리얼리티 예능서 동성 커플 데이트 성사
웨이브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 니는 이제…그…LGBT(성소수자) 가?"

양성애자 자스민(여)이 사실 여자 출연자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마음을 털어놓자, 진지하게 듣고 있던 남성 출연자는 당황한 기색을 못 숨기다가 이렇게 묻는다.

웨이브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하 '좋아하면 울리는')은 8명의 남녀가 혼숙하면서 사랑의 작대기를 그어가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다.

얼핏 보기에 여타 예능 프로그램들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동성에게도 데이트를 신청할 수 있다는 특별한 규칙을 내걸었다.

프로그램 중후반까지만 해도 이 규칙은 유명무실하다. 매력을 느끼는 동성에게 호감의 메시지를 보내는 출연진은 이따금 있지만, 정작 데이트 때는 이성끼리 짝지어 서로의 마음을 살피느라 분주하다.



웨이브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던 중 자스민이 용기를 내 반전을 만든다. 자신을 친구로만 여기는 백장미 주위를 서성였던 자스민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데이트 신청을 하고, 그렇게 연예 예능 프로그램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여자-여자 커플의 데이트가 성사된다.

성 소수자 이야기는 문화 콘텐츠 안에서 이미 익숙한 소재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월수금화목토', '슈룹', '디 엠파이어' 등이 성 소수자의 일상과 고충을 그려냈다.

성 소수자들을 전면에 예능 프로그램도 있었다. 지난해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메리 퀴어'에는 성 소수자 커플 세 쌍이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고, '남의 연애'는 솔로 남성들이 셰어하우스에 입주해 사랑을 찾는 과정을 담았다.

그러나 '좋아하면 울리는'은 이성애자와 성 소수자가 함께 출연하고, 성 정체성을 섣불리 공개하지는 않는다. 남성 출연진의 마음을 뒤흔들던 자스민이 양성애자라는 사실은 프로그램 후반부인 9화에 다다라서야 밝혀진다.

실제로 우리 사회 곳곳에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보호색으로 실제 모습을 숨기고 사는 성 소수자들이 있기에 초반부터 출연자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은 제작진의 연출은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웨이브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웨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데이트에 매칭된 두 여성의 서사도 꾸밈없다. 백장미는 자스민의 호감이 우정에서 비롯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난 너한테 호감이 정말 많았어"라고 용기 내서 속마음을 털어놓는 자스민에게 "나도야. 하트 날려!"라고 말하며 해맑게 웃는다.

앞선 8화 동안 자스민의 감정선을 좇아왔던 시청자들은 더욱 자연스럽게 성 소수자로서 그가 맞닥트리는 상황에 이입하게 된다.

유튜브 웨이브 공식 계정에 올라온 요약본 영상에는 "상대가 자신의 진심을 눈치채지 못해도 계속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자스민을 응원하게 된다", "현실의 벽이 마음 아프다" 등의 위로와 응원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팬들이 두 여성 출연진의 분량을 요약해 제작한 클립 영상도 화제를 끌고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도록 제작진이 자체 제작한 애플리케이션 '좋알람'을 활용한 연애 심리 서바이벌이다. 내달 3일 마지막 회(13회)가 공개된다.



웨이브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웨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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