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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러 원유·석탄 수입 줄여…"가격 상승·수송 등에 문제"

연합뉴스 입력 09.23.2022 09:30 AM 조회 526
러 재정에도 영향…최근 인도의 '러와 거리두기 행보' 맞물려 주목
인도 다드리의 화력발전소 인근에 쌓여있는 석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도입을 확대했던 러시아산 원유와 석탄에 대한 수입을 줄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유회사들은 이번 달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을 통한 구매를 중단하는 등 러시아산 원유 도입 축소에 나섰다.

인도 업계의 한 소식통은 "ESPO 가격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나라의 비슷한 원유보다 배럴당 5∼7달러 비싸졌다"며 이전에는 러시아산 원유가 더 쌌다고 말했다.

물류비용 등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러시아산 원유의 '저가 메리트'가 희석됐다는 것이다.

이에 이번 달 인도향으로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 규모는 약 200만t으로 지난달 수입량 355만t보다 상당히 줄었다. 지난달 러시아산 원유 중 58만5천t은 ESPO를 통해 수입됐다.

대신 인도 정유업계는 아프리카나 중동산 원유 수입을 확대했다.

실제로 이번 달 아프리카산 원유 수입량은 235만t으로 지난달 116만t보다 크게 늘었다.

인도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도 축소했다.

인도 자문업체 콜민트에 따르면 인도의 이번 달 러시아산 발전용 석탄 수입량은 지난달보다 30% 줄어든 140만t이 될 전망이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원유와 함께 석탄 수입도 크게 확대한 상태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인도의 러시아산 발전용 석탄 수입액은 24억달러(약 3조3천800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4배 늘었다.



인도 수도 뉴델리의 한 주유소.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역업자 등 전문가들은 비용 상승 등 수송 관련 문제들이 생기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분석한다.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각국의 선박이 원료 확보를 위해 주요 물류망인 북유럽 발트해 인근으로 밀려들어 혼잡이 발생한 데다 수송 관련 보험 확보에도 어려움이 생겼다고 콜민트는 분석했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석탄 수입 축소는 러시아의 재정 상황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는 최근 군 동원령을 선포하는 등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과 관련한 인도의 행보는 최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한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

모디 총리는 지난 16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모디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인도가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하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회원국이지만 과거 냉전 시대부터 러시아와도 정치·경제·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에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미국 등 서방 각국은 여러 차례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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