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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스리랑카, 기간산업 석유시장마저 외국에 내놓는다

연합뉴스 입력 06.28.2022 09:22 AM 조회 494
기름난 갈수록 악화…두 업체 장악 시장 외국 기업에 개방키로
연료 판매 2주간 중단…전력회사는 전기요금 9배 인상 요구
스리랑카 콜롬보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사기 위해 줄 선 차량.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 부도가 발생한 가운데 심각한 기름 부족난에 직면한 스리랑카가 두 업체가 장악한 자국 석유 수입·판매 시장을 외국 다른 기업에도 개방하기로 했다.

칸차나 위제세케라 스리랑카 전력·에너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산유국의 업체에 연료 수입과 소매 영업을 개방하는 안이 내각에 의해 승인됐다"고 밝혔다.

위제세케라 장관은 처음 몇 달간 자체 외환을 활용해 석유를 수입하고 운용할 수 있는 업체가 이에 선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스리랑카의 석유 시장은 두 공급자가 장악한 복점(複占)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국영 실론석유공사(CPC)가 80%, 나머지 20%는 인도석유공사(IOC)의 관계사인 랑카IOC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유 외환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석유 수입이 어려워지자 스리랑카 정부가 국가 기간 산업으로 여겨지는 석유 시장마저 외국에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기름 재고가 소진될 위기에 처한 스리랑카 정부는 이날 0시부터 필수 부문 외에는 연료 판매를 2주간 중단한다고 전날 밝혔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는 내달 10일까지 기차와 버스, 의료 서비스, 식품을 운송하는 차량에만 연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공무원에 이어 시민에게도 재택근무를 종용했다.

이런 상황 속에 스리랑카는 비교적 값이 싼 러시아산 원유 수입 확대에 나섰다.

장관 2명이 전날 러시아로 떠나 원유 수입을 추진하고 있고, 위제세케라 장관은 전날 카타르로 출국해 원유 수입을 타진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지난 4월 12일 당국이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도 1.6% 감소했다. 스리랑카의 경제는 지난해에는 3.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던 국영 전력회사 실론전기위원회(CEB)는 정부에 전기요금의 대폭적인 인상을 요구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CEB의 인상안이 받아들여지면 한 달에 30㎾ 이하의 전력을 소비하는 가구가 내야 하는 전기요금이 현재 54.27루피(약 193원)에서 507.65루피(약 1천810원)로 9배 이상 껑충 뛰게 된다.

CEB는 전기요금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으로 인해 1분기에만 650억루피(약 2천320억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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