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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도 꿈도 다 잃었다"…테라 물린 우크라인은 자살 생각도

연합뉴스 입력 05.27.2022 02:51 PM 조회 1,244
WSJ, 피해사례 소개…조기 은퇴, 새 사업, 의사의 꿈 등 희망 붕괴
'테라 2.0' 부활 강행…국내 거래소들 "상장 계획 없어" 최근 가격 폭락으로 전 세계 코인시장에 충격을 준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가 새 버전의 루나 코인 출시를 강행하려는 가운데 국내 거래소들은 새 코인을 상장해줄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한때 '블루칩 가상화폐'로 추앙받던 UST의 몰락으로 어마어마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애초부터 일확천금을 노린 음모가 아니었는지 묻고 있다고 보도했다.

UST는 코인 1개당 가치를 1달러에 연동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매 코인인 루나를 이용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UST를 구입해 일종의 가상화폐 은행인 '앵커 프로토콜'에 맡기면 연 20%에 육박하는 고수익을 보장함으로써 글로벌 투자자들을 유치, 한때 시가총액이 18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달 초 UST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자 자매 코인인 루나가 함께 급락하고 이에 UST가 더 떨어지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이 벌어지면서 두 가상화폐 모두 거의 휴짓조각이 됐다.

WSJ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뉴베드퍼드에서 외과 의사로 일하는 키스 볼드윈(44)은 지난 10년간 모은 저축금 17만7천달러(약 2억2천231만원)로 또 다른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을 구입한 뒤 지난달 테라USD와 연계된 한 가상화폐 계좌에 맡겼다. 이 계좌는 연 15%의 수익을 약속했다고 한다.

이 계좌를 운용하는 스테이블게인이라는 스타트업은 고객이 맡긴 USDC를 테라USD로 바꿨으나, 볼드윈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결국 5월 초 테라USD의 달러 연동이 무너지면서 볼드윈은 맡긴 돈의 90% 이상을 날렸다.

이 돈으로 집을 사려고 했던 볼드윈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새로 저축을 시작했다고 WSJ에 전했다.

테라USD에 투자한 호주인 벤 톰슨은 밤새 잠을 설치면서 '65센트까지만 회복되면 바로 팔겠다'고 결심했으나, 다음날 아침 10센트로 추가 하락한 것을 보고 절망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에 사는 한 30대 남성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에 휘말린 조국의 은행보다 스테이블코인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테라USD에 투자했다고 WSJ에 밝혔다.

저축금의 90%를 날린 이 우크라이나 청년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자살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프랑스인 투자자 토마 블랑은 테라USD를 통해 번 수익금으로 전자음악 페스티벌을 열고 부모가 일찍 은퇴할 수 있게 돕겠다는 꿈을 품었으나, 40만 달러(약 5억원)에 가까운 돈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 개설된 4천여 명의 피해자 모임 소속이다. 이들은 피해 배상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투자자들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경제적 자유를 이뤄 일찍 은퇴하겠다는 등 각자의 꿈을 모두 포기한 상태라고 WSJ은 전했다.

미 유타주의 전직 교사 브라이언 앤더슨(45)은 주택담보대출로 빌린 9만5천달러(약 1억1천932만원)를 앵커 프로토콜에 맡기면서 투자 수익금으로 의대 학자금을 마련해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꿨다고 한다.

그는 WSJ에 "스테이블코인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적으로 큰 피해를 낳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각국 정부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감독을 강화하라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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