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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과열' 집값 잡힐까…신규주택 판매는 급감

전예지 기자 입력 05.25.2022 10:02 AM 수정 05.25.2022 10:05 AM 조회 4,828
집값이 급등하며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6개월 전인 지난해 (2021년) 11월보다 2.3%포인트 높은 5.25%까지 올라 수십 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것으로, 연준은 전통적으로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여 주택 수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해왔다.

과거 이 정도 금리가 오르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집값 상승 여력이 여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올해 집값 상승 전망치는 약 10%,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그보다 높은 약 15%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런 전망의 배경에는 미 부동산 시장의 '이상 과열'이 깔려 있다.

집값의 주요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연간 18.8% 올랐다. 

이는 1987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또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4월) 팔린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14.8% 뛰어오른 39만1천200달러로 지난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개시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한 행사에서 "어제 세인트루이스의 내 집을 매수자에게 집을 보여주지도 않고 전액 현금으로 팔았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어 자신도 이제 워싱턴DC에서 집을 사려고 하면서 마찬가지 처지가 됐다며 "이 상황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연준이 경기 둔화를 야기하지 않으면서 주택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금리 인상 수준과 속도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러한 금리 수준이 몇 퍼센트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지만,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 5.5% 정도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대출금리가 6%를 넘기면 주택시장이 상당히 냉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WSJ은 또 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임대인과 세입자에서 우려가 나온다면서,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높아지면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올릴 유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임대료 수입보다 대출 이자 부담이 더 커지는 '역레버리지' 현상이 2007∼2008년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 이후 지금처럼 확산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의 부채가 많지 않은 만큼 2008년 같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WSJ은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택시장이 진정될 기미도 나타나고 있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전체 주택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신규주택 판매량(계절조정 기준)은 59만1천채로 3월보다 16.6% 감소했다. 

판매량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020년 4월 이후 가장 적었고 하락폭은 2013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기존주택 판매도 3달 연속 줄어들어 2020년 6월 이후 최소였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주택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게 WSJ 설명이다.

또 부동산 중개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이달 (5월) 둘째 주 전역의 주택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 2019년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하반기가 되면 주택 수요가 줄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시장에서 나온다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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