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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세계 언론들, 전두환 사망에 “한국서 가장 비난받는 독재자”

주형석 기자 입력 11.23.2021 07:42 AM 조회 6,892
NY Times, “한국인들에게 전두환 이름은 군부독재 동의어”
AP 통신, “쿠데타 집권→민주화 잔혹 탄압 등 악행의 전두환 사망”
로이터 통신, “잔혹함과 정치 탄압 ‘군부 독재자’ 전두환, 반성 안했다”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씨가 LA 시간 어제(11월22일) 오후 사망하자 미국 등 해외 언론들도 긴급 뉴스로 이 소식을 타전했는데 거의 모든 언론들이 ‘Dictator’, ‘Slayer’ 등의 단어로 전두환씨를 묘사했다.

Dictator는 독재자, Slayer는 학살자라는 의미로 해외 언론들이 전두환 씨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잘 보여준다.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에 이어 19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정당한 국민투표없이 집권해서 철권 통치로 한국 국민을 억압한 전두환 씨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냉정하고 싸늘한 평가다.

NY Times는 전두환 씨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쿠데타로 집권해 1980년대 대부분을 통치했고, 장갑차를 투입해 민주화 시위대 수백명을 진압했다고 언급했다.

NY Times는 한국 국민에게 전두환 씨 이름이 군부 독재와 동의어라는 최진 대통령 리더십 연구소장 말을 소개했다.

NY Times는 전두환 씨가 1961년 5월 박정희 소장이 일으킨 5·16 쿠데타에 가담했고, 1979년 10월 박정희 前 대통령이 살해된 후에는 직접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했으며, 친구이자 같은 장군인 노태우 前 대통령을 후계자로 뽑았다는 내용의 한국 현대사를 거론했다.

전두환 씨 생애가 쿠데타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NY Times는 한국의 군인 출신 역대 대통령 3인 중 마지막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는데 1980년 전두환 씨가 저지른 5·18 광주 학살과 인권유린 등의 만행에 대해 당시 미국 행정부가 방조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1980년 광주 학살이 당시 한국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 토대를 형성한 군인이 국민을 살상한 대단히 비극적인 사건이었다고 분석했다.

NY Times는 미국이 한국인 고통을 무시하고 군부독재 편을 들었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수십년간 한국에서 반미주의가 팽배한 원인이 됐다는 전직 美 외교관 진단을 보탰다.

AP통신도 쿠데타로 집권하고 민주화 시위를 잔혹하게 탄압했으며 악행으로 감옥에 갔던 군사 독재자 전두환이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전두환 씨가 집권했던 시기 거듭된 민주화 운동으로 수백여명이 사망하고 수만여명이 투옥됐다며 수년간 권위주의 통치 이후 대중의 압력에 밀려 (1987년) 대통령 직선제와 자유 선거를 허용했다고 소개했다.

또, 1988년 퇴임한 뒤 2년간 사찰 백담사로 피신했고, 부패와 내란, 반역 혐의 등으로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1997년 국민 화해 차원에서 사면됐다는 설명까지 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전두환 씨를 ‘군부 독재자’라고 지칭하며 전두환 씨 집권 시기 특징이 잔혹성과 정치적 탄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광주 학살과 관련해 전두환 씨가 사망할 때까지 반성도, 사죄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세하게 짚어서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두환 씨가 광주 학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재판을 받으며 정치적 위기에서 국가를 구하기 위해 쿠데타가 필요했다고 주장했고, 광주에 군대를 투입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등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법정에서 전두환 씨가 만약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여전히 똑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두환 씨가 재임 시절 조성한 불법 비자금에 대해 추징금을 내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전두환 씨가 지난 2003년 “재산이 29만 원밖에 없다”고 주장했던 것과 달리 자녀들이 미국에 호화 빌라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했고  지난 2013년에는 전두환 씨 가족이 추징금 완납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절반밖에 내지 않았고 나머지는 아직도 미납이라고 꼬집었다.

전두환 씨가 최근 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아 이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다음주에 항소심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는 것도 로이터 통신은 전두환 씨 사망 기사에서 자세하게 보도했다.

AFP통신은 경제 성장과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 성공 등 전두환 씨 재임 중 일부 성과를 언급하면서도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한 독재자였다고 평가했다.

AFP 통신은 전두환 씨가 지난 1987년에 대규모 민주화 시위에 의해 사실상 쫓겨난 것이며 1980년 혼란 시기에 군대에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을 명령함으로써 ‘광주의 학살자’라는 오명을 영원히 얻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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