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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안하면 가족은 죽는다"…佛 유학생 협박하는 탈레반

연합뉴스 입력 09.15.2021 09:58 AM 조회 2,003
아프간 거주 가족에 편지…"프랑스는 항상 탈레반의 적이었다"
총 들고 아프간 시위대 향하는 탈레반 대원들
지난 9월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파키스탄대사관 인근에서 반(反)파키스탄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총을 든 탈레반 대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이날 반파키스탄 시위대를 향해 발포, 여러 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당신의 아들을 프랑스로 보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언제나 이슬람, 탈레반의 적이었다. 아들이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아프가니스탄으로 데려올 것을 명령한다. 거절한다면 가족 전체가 처형당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샘(가명)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하기 전부터 프랑스 명문대학 그랑제콜에서 유학 중이었다.

공학을 전공하는 샘은 오롯이 학업을 위해 약 2년 전 프랑스에 발을 들였다.

그는 며칠 전 가족 앞으로 도착했다는 편지 내용을 알고 나서 학교 생활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탈레반은 샘이 프랑스 정부와 모종의 관계를 유지하며 조국을 배신했다고 주장하면서, 귀국하지 않으면 가족 전체를 몰살하겠다고 협박했다.

샘은 15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내가 프랑스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동네 사람 모두가 알고 있다"며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상황이 복잡해 지리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고 털어놨다.

사실 탈레반이 샘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샘 때문이 아니다.

샘의 아버지는 아프간 정부군에 복무하면서 탈레반과 맞서 싸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협력해왔다. 탈레반 입장에서는 숙청대상인 셈이다.

샘의 가족들은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하기 전 긴급히 모처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복수심에 불타는 탈레반이 언제라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샘은 토로했다.

만에 하나 탈레반이 샘의 가족이 숨어있는 곳을 발견한다면 가족들은 밤사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것이고, 탈레반은 다음날 연관성을 부인하며 정체 모를 단체의 이름이 저지른 일이라고 잡아뗄 것이라고 샘은 예상했다.

샘은 아버지에게 아프간으로 돌아가겠다고 제안했지만, 아버지는 단호히 거절했다.

아프간에서 재판을 받으면 어떤 형벌에 처할지 불 보듯 뻔하고, 그렇다고 해서 가족의 운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아버지의 판단이다.

샘은 프랑스 외교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파리지앵에 "모든 요청이 검토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카불 공항 보안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피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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