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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 극한 연기가 완성한 몰입감…영화 "발신제한"

연합뉴스 입력 06.17.2021 10:25 AM 수정 06.17.2021 10:26 AM 조회 1,086
영화 '발신제한'[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명품조연'으로 출연 작품마다 존재감을 입증해온 배우 조우진이 영화 '발신제한'에서 23년차 연기인생 내공을 쏟아냈다.

조우진의 첫 주연작인 이 영화는 폭탄이 설치된 자동차를 소재로 펼쳐지는 범죄 스릴러다. 조우진은 은행 센터장이자 두 아이의 아빠로 출근길 등교하는 아이들을 뒷자리에 태우고 운전대를 잡은 성규 역을 맡았다.

영화 속 성규는 운전 중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표시제한 전화를 받게 된다. 보이스피싱으로 여겨지던 이 협박은 눈앞에서 같은 전화를 받은 성규의 부하 직원의 차가 폭발하며 공포로 돌변한다.

성규는 차에서 내릴 수도 없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부산 도심 한복판을 질주한다. 협박범이 요구한 금액은 총 44억1천600만 원. 무언가 사연이 있는듯한 액수에도 성규는 도통 짐작되는 일이 없다.

영화는 내릴 수 없는 차 안의 밀폐된 공간이 주는 긴장감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뒷좌석에 탄 아들의 다친 다리에서는 피가 솟구쳐 성규를 애타게 만들고, 차 안의 상황을 이상하게 여긴 주변 사람의 관심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
 

영화 '발신제한'[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로지 차 안에서 협박범과 벌어지는 사투는 카체이싱(자동차 추격 액션)에 흔히 나오는 전복이나 총알 세례 없이도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여기에 해운대 구남로 등 복잡한 도로와 높은 건물 사이를 비집고 내달리는 성규의 차는 영화에 속도감을 더한다.

경찰이 성규를 졸지에 도심 테러 용의자로 몰고 가는 수사 방향과 협박범을 성규의 동생으로 착각하는 허술함은 답답함을 자아내지만, 조우진의 열연 덕분에 영화는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조우진은 일촉즉발 위기에 처한 당혹감과 엄습해오는 공포를 치밀하게 표현하면서도 아이들 앞에서 애써 침착하려 하는 아빠의 절박한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리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목소리와 특별 출연으로 협박범을 연기한 지창욱과도 안정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극의 균형을 잡는다.
 

영화 '발신제한'[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뒷자리에 앉은 딸 혜인으로 분한 이재인의 극에 녹아드는 연기도 돋보인다. 혜인은 그간 가족에게 소홀했던 아빠와 서먹해진 딸이지만, 사건을 겪으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발신제한'은 7∼8월 쏟아질 여름철 대작들에 앞서 한국 액션영화의 포문을 여는 작품이다. 화려한 액션이 가득 차 있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하게 유지되는 긴장감과 배우의 열연에 빠져드는 몰입감만으로도 극장에 관객들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오는 23일 개봉. 상영시간 94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발신제한'[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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