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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손잡는다

연합뉴스 입력 05.13.2021 10:19 AM 수정 05.13.2021 10:20 AM 조회 433
반도체 산업 내 연대 강화…중장기로 핵심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 추진
차량용 반도체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직격탄을 안긴 가운데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가 차량용 반도체 문제 해결을 위해 손을 잡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은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간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열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미래차 핵심 반도체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는 데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이를 토대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기관의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미래차 핵심 반도체의 선제적인 내재화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최강이지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비중이 70%인 시스템반도체는 약체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은 2.3%로 미국(31.4%), 일본(22.4%), 독일(17.7%) 등에 비해 취약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기업이 주력으로 하는 고성능 메모리와 비교해 차량용 반도체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여기에 스마트폰·PC 등 제품 교체 주기가 짧은 IT 기기에 주로 장착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차량용은 최장 10년 이상 운행하는 자동차에 탑재돼 제품 사이클과 보증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국내 기업은 생산을 꺼려왔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며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백악관이 연 반도체 화상회의에 소집돼 차량용 반도체 생산·공급 확대에 대한 일종의 투자 압박을 받기도 했다.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 발족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수요·공급기업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과 제조(소자) 대기업간 협력을 강화하는 등 반도체 전·후방 산업의 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반도체 공급망을 견고하게 구축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충분히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를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가 삼성전자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조달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이 손잡고 차량용 핵심 반도체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간 협력을 통해 이를테면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배터리 관리 칩, 인포테인먼트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양산차 적용 가능성이 높은 품목과 자율주행차용 AP와 AI 가속기, 미래차용 통신 프로세서 등 중장기 공동 기술개발 품목을 발굴하게 된다. 또 연구개발(R&D)과 규제 특례 등 소부장 협력 모델도 지원하게 된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내년 중으로 차량용 반도체 전(全)주기 자립화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영역에서는 산학연이 참여해 핵심 IP(설계자산)를 확보하고 자율주행·네트워크·운전석 중심의 미래형 차세대 응용플랫폼을 설계, 수요기반형 고신뢰성 핵심 반도체의 R&D를 추진하게 된다. 자동차 영역에서는 자동차-반도체-IT 기업간 협력을 통해 반도체 융합부품 성능을 고도화하고 반도체 성능을 실증할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평가와 인증 등 기업별 맞춤형 지원으로 양산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민관 합동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 동향과 전망, 주요 기술특허 등을 조사·분석해 중장기 차량용 반도체 기술 개발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민관이 함께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출범했다. 같은 달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5개사와 만도, LS오토모티브 등 차량부품업체 8곳, 네오와인, 빌리브마이크론, 실리콘알엔디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업체 15곳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 교류회를 열기도 했다.
 

한산한 현대차 아산공장
다만 아직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 등이 제시된 것은 아니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의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자동차업계 입장에서는 일단 반도체업계와의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성과가 나온다기보다는 미래 핵심 반도체 공급망을 내재화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선언적인 의미의 협약을 맺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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