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신발·타이어·자동차·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소재 수명을 높이기 위해 자가 치유 고분자를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무른 특성 때문에 인장 강도(끊어질 때까지 잡아당기는 힘)가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자가 치유가 잘 되려면 분자 간 결합이 느슨한 젤리처럼 부드러운 상태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화학연 오동엽·박제영·황성연 박사 연구팀은 단단하면서도 자가 치유 능력이 좋은 모순된 속성을 갖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외부 압력의 정도에 따라 단단한 고체와 젤리 상태를 오가면서 충격 흡수를 조절할 수 있다.
외부 충격에 따라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반복하는 카보네이트 화합물을 기존 상용 소재인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에 도입했다.
개발된 소재는 인장 강도가 43MPa(메가파스칼) 이상으로, 신발 밑창으로 쓰이는 폴리우레탄 소재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자가 치유 소재의 인장 강도 최고 기록은 일본 동경대나 이화학연구소(RIKEN)의 20∼30MPa 정도였다.
오동엽 박사는 "차세대 롤러블·폴더블 스마트폰을 여러 번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본체가 하얗게 변하는 등 피로 손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