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유명 기자가 ERA 4점대 투수에게 명예의전당 1표 던진 이유는

연합뉴스 입력 01.26.2021 01:25 PM 조회 824
나이팅게일 기자 "호킨스는 품위·클래스·위엄의 완벽한 본보기였다"
라트로이 호킨스의 2014년 선수 시절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오른팔 구원 투수 라트로이 호킨스(49·미국)가 27일 최종 발표되는 미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자에 포함될 일은 없을 것이다.

호킨스의 통산 성적은 75승 94패에 127세이브, 184홀드, 통산 평균자책점(ERA)은 4.31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위대한 선배들과 견줘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호킨스는 최소 1표는 획득했다.

실시간으로 명예의 전당 투표를 취합하는 라이언 티보도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164명의 투표 결과를 모은 결과, 호킨스에게 투표한 기자가 1명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미국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의 간판기자는 밥 나이팅게일이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26일 기명 칼럼을 통해 자신이 왜 호킨스에게 투표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나이팅게일은 시곗바늘을 28년 전인 1993년 명예의 전당 투표로 되돌렸다.

당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이는 레지 잭슨이 유일했다. 한 표도 획득하지 못한 선수도 5명이나 됐다.

0표의 수모를 당한 선수 중에는 할 맥레이도 포함됐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담당 기자로서 맥레이보다 존경하고 우러러봤던 선수는 없었다"며 "난 경기에 대한 그의 열정과 투지에 매번 감탄했고, 그보다 더 뛰어난 클럽하우스 리더를 지금까지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맥레이가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1표도 획득하지 못하는 걸 보고 나이팅게일 기자는 훗날 투표권을 갖게 되면 자신에게 큰 의미를 가지며, 팀 동료들과 코치, 감독, 그리고 기자들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있다면 성적이 어떻든 투표하겠다고 결심했다.

28년 뒤 그런 선수가 나타났으니 바로 호킨스였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호킨스는 품위, 클래스, 위엄의 완벽한 본보기였다"며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의 대부이기도 한 호킨스는 캔자스시티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팀원들을 니그로 리그 박물관에 데려가는 등 존경받는 리더였다"고 설명했다.

호킨스는 메이저리그 커리어 21년 동안 11개 팀에서 1천42경기에 등판했다. 등판 경기 수는 역대 10위에 해당하며 흑인 투수로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호킨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그가 최소한 1표는 획득했다고 말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내 투표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선 10년 이상 뛴 선수가 은퇴 이후 5년이 지나야 명예의 전당에 오를 후보 자격을 가진다.

일정 자격을 갖춘 BBWAA 소속 기자들이 매년 11∼12월 치러지는 명예의 전당 투표를 통해 후보자 중 최대 10명에게 표를 준다.

BBWAA 회원들은 기록, 스포츠맨십, 인격, 팀 공헌도 등을 따져 메이저리그의 전설로 불릴 만한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득표율 75%를 넘으면 헌액된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호킨스와 같은 이유로 토리 헌터에게도 투표했다고 소개했다.